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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프랜차이즈 본사나 가맹본부, 경영책임자의 잘못으로 벌어진 불매운동의 손해는 모두 가맹점주가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가맹사업법이 개정되고, 기업 법률자문을 전문적으로 하는 로펌이 생겨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바른빌딩에서 ‘산업별 기업진단 컨설팅 연구회 창립식 및 세미나’ 행사를 개최하고 오너 리스크 등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불거질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른은 빠르게 발전하는 식품의약산업에 관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에 대한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로펌 최초로 식품의약 전담팀을 신설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기업별 맞춤형 법률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정거래, 기업지배, 지적재산권 등 기업이 안고 있는 모든 법률적 문제를 다룬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근 오너 리스크로 인해 매출 급감, 브랜드 이미지 손상 등 피해를 입은 아오리라멘 점주들의 법적 배상 가능 여부에 대해 다뤘다.
아오리라멘은 2016년 빅뱅의 멤버였던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창업한 일본식 돈코츠라멘 프랜차이즈다. 일본 전통 이치란라멘을 벤치마킹한 곳으로 승리가 운영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연예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승리가 버닝썬 사태 이후 성매매, 성접대 이슈에 얽히면서 명동과 홍대점 등 국내 44개 가맹점들의 매출이 반 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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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만연해온 오너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표준가맹계약서에 오너 리스크에 따른 가맹본부의 배상 책임을 기재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을 통해 가맹본부나 그 임원이 위법행위나 가맹사업의 명성, 신용을 훼손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점주에게 피해를 입히면 그에 따른 배상 책임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가맹점주들에게는 가맹본부나 임원의 일탈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가맹본부 측으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다 확실히 해주면서, 가맹본부 측에는 관련 일탈행위를 예방하는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승리의 아오리라멘 가맹본부 측과 계약을 맺은 대부분의 점주들은 오너리스크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새로운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하고 있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체결했거나 갱신한 가맹계약부터 개정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상 대상된다면 오너 리크스 인과관계 입증해야
만일 배상 대상이 된다고 해도 공정위 개정안에는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추상적으로만 기재가 되어 있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맹점도 있다. 또 가맹점 매출이 급감한 원인이 100% 오너 리스크 때문이라고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 않다.
또 오너 리스크와 매출 감소의 인과관계가 입증된다고 해도 줄어든 매출의 얼마를 보상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해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다만 백광현 변호사는 “법령의 소급적용은 어렵지만 소송을 제기할 법적 명분이 없던 과거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오너 리스크로 인한 손해배상의 법적 다툼을 시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 리스크에 대한 법적 판례는 부족하지만 근접 출점 제한 등 유사한 가맹사업 소송 사례를 봤을 때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매출액 감소 부분에 대해 60% 정도까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