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수사의 적정성과 기소 여부를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채해병 순직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의 수심위 명단에 대한 공개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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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고소인 A씨가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지난 14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하급심 판결에 문제가 없는 경우 대법원이 추가적인 본안 심리 없이 바로 기각하는 제도다. 이로써 수심위 명단 공개에 대한 첫번째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강원경찰청장이 맡은 자신의 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 결과서와 위원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경찰 측은 “조사 결과서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의견과 성명 등 개인에 관한 사항이 기재돼 있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공개한다”며 “명단 또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 지장을 초래하고 개인정보로 공개될 경우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한다”고 거부했다. 이에 A씨는 행정소송에 나섰고 1심과 2심 모두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수심위 명단이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경찰의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 역시 “명단이 심의결과서 등과 함께 공개되더라도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며 비공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을 수긍하고 심리불속행으로 기각 결정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던 주요 사건의 수심위 명단 공개 요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