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총리의 첫 삼성 방문을 두고 일각에서 일자리와 투자를 ‘구걸’하는 것이란 논란이 일었지만, 이날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김 부총리는 보란듯 삼성에 덕담을 건냈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도 김 부총리를 깍듯이 맞았다.
김 부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삼성은 우리 경제의 대표주자”라면서 “우리 경제는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데 대표주자인 삼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폭염에 비가) 많이 내렸다. 좋은 징조 같다. 바쁘신 일정에서도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김 부총리를 맞았다. 이 부회장과 면담한 김 부총리는 “삼성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굉장히 구체적인 사업 계획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물론 김 부총리도 구걸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그는 “어떤 기업에도 직접적으로 투자나 고용을 종용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준비했던 투자와 고용 계획 발표를 미뤘다.
하지만 국면이 달라졌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까지 삼성을 방문했다는 건 삼성과 정부간의 관계 설정이 새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부총리가 기업을 만나서 투자와 일자리를 독려하는 걸 ‘구걸’로 바라보는 시각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정부 내의 삼성에 대한 거부감이 다소 해소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