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家 형제간 '욕실전쟁'..시장은 동생을 선택했다

동생의 대림B&Co 매출 급증세..올들어 주가 3배 급등
"적극적인 B2C 시장 공략 주효" 시장서 호평
형의 대림통상 매출 부진..뒤늦게 "B2C 진출" 선언
  • 등록 2015-07-01 오후 4:17:39

    수정 2015-07-01 오후 5:48:14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욕실 자재 시장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대림가(家) 형제간 싸움에서 동생이 경영하는 대림B&Co(005750)가 승기를 잡았다.

반면 기존 욕실 자재 시장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던 형의 대림통상(006570)은 성장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대림B&Co는 대림통상의 계열사였다. 지난 2007년 당시 대림B&Co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우 대림통상 회장과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 이 전 부회장의 장남인 이해영 현 대림B&Co 부회장 등이 경영권 다툼을 벌여 현재는 동생인 이부용 전 부회장 측이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대림통상은 수전금구(수도꼭지 등 제품), 대림B&Co는 위생도기(변기) 제품을 판매하는 등 고유의 사업영역을 갖고 있었고, 이는 당분간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이해영 대림B&Co 부회장이 대림통상이 맡았던 수전금구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후 두 업체는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현재까지의 실적만 비교해 보면 대림B&Co가 여러 면에서 우세한 모습이다. 지난 2010년 345억원 수준이었던 대림B&Co의 수전금구과 비데의 매출은 지난해 933억원을 기록하며 3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여기에 위생도기 매출까지 더해져 총 매출은 80.6% 급증했다. 반면 대림통상의 주력인 수전금구와 비데 매출은 2010년 1330억원에서 2014년 1248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실적 차이는 주가로 뚜렷하게 명암이 나뉘어진다. 대림B&Co 주가는 최근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올들어 371.3% 급등했다. 반면 대림통상 주가는 4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대림통상과 대림B&Co의 대조적인 실적이 B2C사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주택이 투자의 대상에서 주거의 대상으로 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리모델링 수요가 늘고 있는데, 대림B&Co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 이런 흐름에 적절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림B&Co는 B2C를 겨냥한 설치시공서비스에 대한 홍보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케아를 통해서도 양변기, 수전기 등 건자재를 판매하는 등 B2C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림통상도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최근 대림통상은 각종 편의 기능을 강화한 신규 비데 시리즈 도비도스 ‘DB-4000’을 출시했다. 주력이던 B2B 시장 뿐 아니라 B2C 시장 강화하겠다는 선언이다.

대림통상 관계자는 “최근 리모델링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우리도 그 쪽 시장에 들어갈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대리점 뿐만 아니라 온라인업체들과의 협업을 위한 접촉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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