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팀, 美금리·中둔화·韓가계부채 해법은?

  • 등록 2015-12-21 오후 7:14:44

    수정 2015-12-21 오후 7:29:46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김상윤 기자] 박근혜 정부 3기 경제팀 수장을 맡게 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당장 직면한 과제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대응 △중국 경기 둔화 대비 △한국 가계부채 관리 등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구조개혁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1일 개각 발표 직후 유 후보자가 한국 경제에 대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한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은 경제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 시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6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아직까지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는 미미하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대외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는 자본시장에서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을 겪을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맞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국내 경기는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국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

중국의 경기 둔화는 유일호 경제팀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다. 중국은 한국의 수출 24%, 수입 2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올 들어 한국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중의존도가 심한 상황에서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 실물경제 위축 외에도 환율 불안과 외국인자금 유출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 절하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미국 금리 인상 및 중국 경기 둔화 등 외부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그마한 실수에도 한국 경제가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다”면서 “어려운 여건에서는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뇌관 관리 중요

가계부채는 12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한국 경제를 위협할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9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등급(Aa2)으로 상향조정하면서도, 국내총생산(GDP)의 80%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내년 경제성장에 장애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함에 따라 한국이 시차를 두고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가계부채의 부실 문제가 경기의 발목을 잡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내년에는 가계부채 관리 등 위기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면서 “재정여력도 없고 가계부채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더 이상 부동산 경기 부양 정책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구조개혁도 난제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구조개혁도 난제다. 무디스는 한국의 경제 구조개혁이 지연되면 국가신용등급이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지부진한 구조개혁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 조정했다.

잇단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무엇보다 노동개혁은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에도 입법화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유 후보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외환위기 같은 위기라고 얘기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생각할 상황도 아니다”라며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더욱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과 관련한 법안들을 올해 연말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이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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