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메트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5%↑…시총 1조엔 돌파

소프트뱅크 상장 후 6년 만의 IPO 최대어
시총, 올해 IPO 기업 중 최대 규모
개미·기관 투자자 고른 매수세
성장 잠재력보다 사업 안정성에 주목
  • 등록 2024-10-23 오후 6:43:54

    수정 2024-10-23 오후 6:43:5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에서 6년 만에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도쿄메트로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5% 폭등하며 도쿄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일본 도쿄의 재무성 근처에 도쿄 메트로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2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최상위) 시장에 상장한 도쿄메트로는 공모가(1200엔)보다 49% 오른 1739엔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103억엔으로 올해 일본에서 진행한 IPO 중 최대 규모다.

도쿄메트로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배율은 1.36배로, 2016년 상장한 JR큐슈(1.19배), 2015년 일본우정(1.17배)을 넘어섰다.

도쿄메트로는 2018년 소프트뱅크 이후 6년 만에 IPO 최대어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쿄메트로는 새로운 소액투자세 면제 제도(NISA) 출범 후 첫 대규모 상장 사례로, 초보자부터 베테랑까지 폭넓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도쿄메트로의 조달 예정액 대비 투자자들의 매수 수요가 얼마나 모였는지를 나타내는 ‘청약배수’는 국내 일반투자자는 10배 이상, 국내 기관투자자는 20배 이상, 해외 기관투자자는 35배 이상에 달했다.

도쿄메트로는 성장 잠재력보다는 사업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0%로 다른 민영 철도보다 높았다. 배당금 지급 비율은 40% 이상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날 오전 종가에서 산출된 배당수익률은 2.3%로 JR 재팬 동일본의 1.7%, JR 도카카의 1%보다 높은 수준이다.

주주 편익도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도쿄메트로 주주들은 3·9월 말 기준 200주 이상 주식을 보유하면 주식 수에 따라 편도 티켓을, 1만주를 쥐고 있으면 전 노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주 우대 혜택을 받는다.

도쿄메트로의 지분은 일본정부 53.4%, 도쿄도 46.6%로 총 100%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상장으로 총 50%를 매각했다. 일본 정부는 도쿄메트로 주식 매각 수익을 동일본 대지진 복구 재원에 충당한다.

도쿄메트로는 수도권에 9개 노선 180개 역, 총 노선 거리 195km를 보유하고 있다. 7개 노선에서 타사와의 상호 직통 운행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수송 인원은 약 650만 명에 달한다. 도쿄도 내에는 그 밖에 도영 지하철이 4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승객 수는 코로나19 사태 여파에도 약 21억명에 달했다. 일본 민영철도협회 회원사 16개 중 2위인 도큐전철을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당초 2004년 민영화로 도쿄메트로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상장을 준비했으나 도에이지하철과의 ‘일원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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