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발생 100일에 대해 이같이 한 줄로 평가했다. 모든 공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며 여전히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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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대 변곡점 두 가지
지난 1월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국내 첫 확진자로 보고된 이후 이날까지 100일간 누적 환자는 1만738명이다. 당초 중국입국자와 접촉자 중심으로 서울과 경기, 광주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명칭도 `신종폐렴` 또는 `우한폐렴`으로 불렸다.
그러다 2월18일 31번 환자가 나오며 상황은 달라졌다. 신천지교회(5212명), 청도대남병원(120명 등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잇따른 슈퍼전파사건이 확인됐고 하루 수백명씩 환자가 쏟아졌다.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격리환자가 국내 첫번째 코로나19 사망자로 기록된 이후 현재까지 243명이 숨졌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세계에서 대유행하며 289만3894명이 감염됐고 20만5445명이 숨졌다. 환자가 늘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서는 환자가 차츰 줄고 있지만 브라질 등에서는 뒤늦게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확인된 환자 중에도 유럽과 미주 지역 외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에서 유입된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전 세계 확산세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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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역 계속…코로나19 대응 시스템 정비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길게는 2년 정도까지 코로나19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일상적인 사회경제 활동을 하면서도 동시에 코로나19의 감염예방과 차단을 병행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 속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2개 정부부처에서 31개 분야에 대해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 전담병원도 탄력 운영키로 했다. 중앙정부 생활치료센터는 4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운영을 축소하고 감염병 전담병원은 7500여개 병상에서 1500~2300여개 병상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해외입국환자 치료센터는 해외환자뿐 아니라 수도권 지역의 감염확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약 300실 규모를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대구·경북지역의 집단면역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항체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무증상이나 경증 감염자가 어느 정도 있었고 또 면역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구가 어느 정도 있는지를 확인해 추가 감염 위험이나 앞으로 어떻게 감염이 확산할 지 등을 예측하기 위해서다. 지역사회 감염이 광범위하게 일어났던 미국 뉴욕이나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에서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를 시행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감염병 발생규모와 집단발병 여부, 원인불명 사례 발생 등을 본 뒤 생활 속 방역 이행 가능성과 등교 개학 가능성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집단감염을 막기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력한 실천은 개인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