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난 朴지킴이결사대 농성(종합)

“사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쓰인 장미꽃 100송이 배달
친박단체 ‘우리가 박 前 대통령 지킨다’ 며 폭력시위
"태극기 안드냐"며 길가던 시민에게 폭언·욕설도
인근 초·중학교 학생들 ‘등하굣길 무섭다’ 하소연
시민들 “박 前 대통령 지지한다면 폭력 멈춰야”
  • 등록 2017-03-13 오후 6:59:42

    수정 2017-03-13 오후 6:59:42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지 이틀째 되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앞이 취재진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성훈 고준혁 기자] “꽃다발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친박 단체 회원들이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연 첫 집회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대통령 사저로 꽃을 보내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진실은 언제가 밝혀질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담화를 인용하며 누명이 벗겨질 때까지 사저 앞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길 가는 시민들과 등하교 하는 학생들에게까지 욕설과 폭언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사랑합니다’…꽃다발로 시작한 사저 앞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은 이른 아침부터 크고 작은 소동들이 이어졌다. 13일 오전 11시를 전후해 박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사람을 알 수 없는 장미꽃 100송이가 배달됐다. 꽃다발에는 “사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는 문구가 담긴 리본이 둘러져 있었다.

꽃다발은 사저 입구 정문까지 배달됐다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독극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막아선 탓에 들어가지 못하다 늦게서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날 오전 100송이 장미 외에도 2~3개의 꽃다발이 추가로 배달됐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앞에 “사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꽃다발이 배달되고 있다. (사진=고준혁 기자)
오전 한때 친박계 인사인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사저를 나오면서 소란이 일었다. 조 의원은 “간밤에 걱정이 돼 아침에 방문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힘들어 하시지만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 의원을 향해 “우리 대통령님을 꼭 구해달라”고 말한 데 이어 조 위원을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시국을 어지럽힌 세력들은 물러가라”며 고함을 질렀다.

이날 오후 2시 사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결사대회’에는 박근혜지킴이결사대를 자처한 40여명의 친박단체 회원들과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종화 대한민국 애국연합 회장은 “국민 과반수의 지지로 선출된 대통령을 탄핵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짓선동과 협박으로 핍박하려는 세력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누명이 풀릴 때까지 10~20명의 인원이 상주하며 집회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말처럼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젊은 친구들 때문에 나라가 정신이 나갔다”는 폭언을 하기도 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친박단체 ‘우리가 박 前 대통령 지킨다’ 며 폭력시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날에 이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 “우리가 일궈놓은 대한민국을 젊은 사람들이 망치고 있다”며 “대한민국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오라”며 고성을 질렀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에게 욕을 하거나 몸싸움을 걸며 충돌했다. 강남 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0분쯤 60대 남성 A씨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다가오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났다.

약 1시간 뒤인 오후 5시 35분에는 또다른 남성이 옥상 위에 있는 카메라를 향해 “당장 내려오라”며 건물안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의 멱살을 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를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온 이틀째인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인근 도로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길을 지나던 시민에게도 시비를 걸고 폭언했다.

한 참가자는 행인에게 “태극기를 들고 다녀야지”라며 “나이 든 우리가 이렇게 나라를 지키고 있는데 뭐하고 있느냐”며 태극기봉을 휘둘러 머리를 가격하기도 했다.

언주중 2학년 강모(15)군은 “하굣길에 사저를 쳐다봤는데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며 욕설을 하며 붙잡았다”며 “무서워 당분간 이곳으로 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근처에 위치한 초·중학교 학생들의 귀갓길 안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학부모 이모(36·여)씨는 “오후 2시부터 초등학교 하교가 시작하는 데 혹시나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며 “앞으로 아이들 하굣길에 마중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무력충돌을 지켜본 주민 유모(46·여)씨는 “확성기나 군가 등의 소음에다 폭력과 욕설·폭언이 난무하는 집회가 계속될까 걱정이다”며 “박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지지한다면 폭력이나 폭언 등을 삼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친박단체의 집회에 무력 충돌이 빚어지며 인근 초등학생들의 귀갓길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오전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500미터 거리에 떨어진 삼릉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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