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서 규모 5.4 지진 발생…역대 두번째

경주 지진보다 깊이 얕아 지진 체감 훨씬 더 커…남한 전체 흔들려
인명피해 경상 10명·신고접수 8천건 육박
전화 불통·건물 외벽 붕괴·차량 파손 등 이어져
원전·방폐장 이상 없어…교육부 “수능 예정대로 실시”
  • 등록 2017-11-15 오후 6:05:35

    수정 2017-11-15 오후 6:05:35

[이데일리 박철근 한정선 송이라 이재 최훈길 기자] 경북 포항에서 5.4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경주 지진(규모 5.8)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다.

15일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역의 깊이 9㎞ 지점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남한 전체가 흔들렸다. 규모는 지난해 경주지진보다 작았지만 경주 지진 발생지점(15㎞)보다 얕아 체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경북에서는 진도 6, 강원·경남·대구·부산·울산·충북에서는 진도 4, 전북에서는 진도 3이 나타났다.

경주 때보다 깊이 얕아 체감도 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기상청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깊이 9㎞의 다소 깊지 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남한 전체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경주와 이번 지진이 발생한 포항과의 거리는 약 43㎞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경주 지진이 발생한 단층은 양산단층이며 이번 지진이 발생한 단층은 양산단층의 부근에 위치한 장사단층으로 추정한다”며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상관관계는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 지진의 경우 이번달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오늘 발생한 포항 지진도 여진이 수개월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진의 여진은 지난 9일까지 총 640회 지속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시29분께 발생한 본진 이후 4시49분까지 총 10차례의 지진이 감지됐다.

◇‘쾅’ 소리 후 건물 흔들려…액자·TV 떨어져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에 재학중인 염상규(24·남)씨는 “재난문자를 받기 직전부터 지진을 느겼다”며 “흔들흔들 하는 정도였는데 재난문자 직후 ‘쾅’ 소리와 함께 건물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선반 위의 TV와 벽에 걸려있던 액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진동이 멎은 후 바로 집밖으로 대피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이미 다른 사람들도 대피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포항에 사는 김모씨는 “지진이 감지되자마자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했다”며 “전화도 15분 넘게 불통상태가 이어지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의 교사들은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키는 등 상황에 대응했다. 포항의 한 교사는 “지난해부터 지진이 잦아서 아이들을 빠르게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면서도 “우는 학생도 있고 여진이 이어져 어지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지진은 포항과 인접한 부산과 경남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에서도 감지됐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이모씨는 “소파에 누워있는데 몸이 흔들리는걸 느꼈다”며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에서 근무하는 한 여성도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모니터가 앞뒤로 움직였다”며 “지난번 경주 지진때보다 심한 것 같다”고 전했다.

15일 오후 2시29분께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에 있는 한동대 학생들이 지진발생 후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사진= 독자제보)
◇지진 신고접수 8천건 육박


행안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인명피해(오후 5시 기준) 경상자 10명(대구 1명, 경북 9명)으로 파악됐다. 지진 신고도 7810건이나 접수됐다.

안영규 행안부 재난관리정책관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경주지진보다 깊이가 낮아 인명피해는 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중대본 1단계는 규모 5.0 지진이 일어날 때 가동한다. 전문가로 구성된 현장상황관리관 6명을 현지에 긴급 파견했으며 중대본부장인 김부겸 행안부 장관도 지진소식을 접한 이후 관계부처·지자체에 피해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한 후 오후 4시30분께 현지로 내려갔다.

행안부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고사장 안전을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안 정책관은 “작년 경주 지진 상황에서 봤든 여진이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능을 치르는 건물에 대한 긴급한 안전진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국 학교 건물의 내진설계율은 25%에 그친다.

경북 포항에서 15일 오후 2시29분께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규모 5.8)에 이은 역대 두번째 규모의 지진이다.(자료= 기상청)
◇원전 이상無·수능 예정대로 실시


규모 5.4 지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소와 방사물폐기시설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전국의 모든 원전과 발전소는 지진으로 인한 영향 없이 안전하게 운전 중”이라며 “설비 고장 및 방사선 누출 또한 없다”고 밝혔다. 경주 방폐장을 운영 중인 원자력 환경공단도 “방폐장이 이상 없이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공단은 C급 비상을 발령해 안전 관리를 강화했다.

16일 실시하는 수학능력시험도 예정대로 치를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날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능 당일에도 지진이 발생해 수능 시험장 피해가 보고되면 예비시험장에서 수능을 실시하게 된다. 15일 지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의 경우 예비시험장은 1곳이다.

수능 당일 지진이 발생하면 지난해 마련한 매뉴얼에 따라 대처한다.

지진 규모에 따라 가·나·다 단계로 나눠 시험을 지속하거나 중단하고 대피한다. ‘가’ 단계에서는 중단 없이 시험을 지속하고 진동이 느껴지는 ‘나’ 단계부터는 책상 밑으로 시험을 중단하고 책상 밑으로 대피한다. 실제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가 되면 시험장 책임자가 학생 퇴실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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