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에쓰오일… 창사 이래 최대 적자(종합)

영업손실 1조73억원 기록, 정유 부문만 1조1900억 적자
제품 수요 부진·정제마진 악화·유가 급락 ‘삼중고’
적자에도 가동률은 하향 조정 無, 2분기엔 개선 기대
유화사업 원료가 하락에 선방, “2단계 투자 지연 논하기 일러”
  • 등록 2020-04-27 오후 5:26:34

    수정 2020-04-27 오후 5:30:39

에쓰오일 마포 사옥 전경. (사진=에쓰오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에쓰오일(S-OIL(010950))이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유가 하락, 수요 부진, 정제마진 악화 등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정유 부문에서만 1조19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눈물을 흘렸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영업손실 1조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198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2%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880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 판매량 감소 영향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손실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제마진 약세로 손실이 발생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정유 부문이 영업손실 1조19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악화를 견인했다.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 적자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 측은 이날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사라져 수요가 반등하더라도 재고가 워낙 높은 휘발유, 벙커C유 같은 제품들의 스프레드는 개선이 빨리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부문에선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8.2% 늘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인한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소폭 상승했다. 윤활기유 부문에선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6.8% 늘어난 호실적을 나타냈다.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재료 가격 하락이 제품 가격 하락보다 커지면서 스프레드가 높아진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에쓰오일은 2분기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대규모 가동률 조정 및 정기보수 일정 등과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로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다. 에쓰오일은 2분기에도 정기보수를 제외한 추가적인 가동률 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에도 수요 감소하긴 하겠지만 아직까지 원유정제시설(CDU), 중질유분해시설(RFCC)의 가동률은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CDU 가동률은 2분기 100% 풀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은 2분기에도 불가피하게 감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이 같은 가동률 조정은 2분기 정제마진에 반영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을 예단키 어렵지만 1분기보다는 대폭 개선돼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부문에선 아로마틱(방향족) 계열은 원료가격 하락, 역내 주요 설비 정기보수로 다소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벤젠의 경우엔 수요 약세와 중국내 높은 재고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레핀 계열에선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코로나19 의료용 수요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폴리올레핀(PO) 스프레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영향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윤활기유 부문은 수요 약세, 유가 하락에 따른 원료가 하락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오는 2024년까지 7조원을 들여 2단계 석유화학 투자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자 지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에쓰오일 측은 이날 “아직 논하기 이르다”며 일축했다. 회사 측은 “석유화학 2단계 투자와 관련해선 최종 의사결정이 내년 초, 또는 내년 하반기 정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1년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관건인만큼 현재 프로젝트 연기 여부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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