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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상징’서 남북 지도자 맞손..‘역사적 장면’ 주목
4일 남북 대표단은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진행한다. 통일부는 3일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7명의 우리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남북 정상들의 동선과 회담 일정을 비롯해 수행원 규모, 생중계 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무회담에서 논의될 정상회담 당일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방식이 어떻게 결정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회담으로 분단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 남한땅을 밟는 순간인 만큼, 분단의 상징을 넘는 그 방식에 따라 ‘상징적 장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최근 북측의 연이은 파격행보에 비쳐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으로 걸어와 남북 정상이 그 위에서 손을 맞잡는 장면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유화 제스처가 갈수록 전례없이 파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에는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직접 관람하고 그 자리에서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 측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일 정도다. 마크 내퍼 대사 대리는 지난 2일 “김 위원장이 북경에 간 뿐 아니라 IOC 위원장을 만나고 한국 예술단도 직접 만났다”라며 “(예전같으면) 이런 것 중 하나라도 1년새 일어났다면 큰 일인데 이같은 큰 일이 일주일 사이에 벌어지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회담서 비핵화 일괄타결 선언 나올수도”
비핵화와 관련해 남북 간 가장 진전된 합의로는 1992년 발효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으로 꼽힌다. 선언 제 1항은 “ 남과 북은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했다. 합의는 또 남북이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하고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해 상대측이 선정하고 쌍방이 합의하는 대상들에 대해 남북핵통제 공동위원회가 규정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사찰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북한의 행보는 학자들이 생각한 것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받지 않을 수 없도록 1992년 선언을 복원하는 차원의 선언적 의미의 일괄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