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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 뇌물 사건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의 검찰·특검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장 전 사장은 퇴직 전 삼성그룹의 대외 업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특검에 따르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015년 7월 초 장 전 사장에게 “주진형 한화증권 사장과 한참을 통화했다. 이미 지난번에 반대 의견을 한번 냈고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데 굳이 또 반대의견을 낼 필요가 있느냐,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주 전 사장이 대표로 있던 한화증권은 국내 기관 투자자 22곳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작성했다. 주 전 사장은 이후 사장 연임에 실패했다. 황 회장과 주 전 사장은 과거 삼성증권에서 함께 일했다.
장 전 사장은 특검에서 이 같은 문자메시지에 대해 “황 회장이 당시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 입장이었고 주 전 사장을 잘 알고 있었다”며 “자신이 주 전 사장을 설득하겠다고 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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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사장은 “김성민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김성민은 삼성 논리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몇 차례 더 만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 김 교수와 대학 동기동창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원모씨가 김 교수를 만나 합병 찬성을 설득한 내용의 문제메시지도 공개됐다.
아울러 장 전 사장이 수시로 박근혜정부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공개됐다. 그는 2015년 10월부터 1년 동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94차례 통화를 했다. 장 전 사장은 이에 “청와대 행사, 해외 순방, 사업장 방문, 휴대전화 폭발 문제 등 그룹과 관련한 여러가지 논의할 일이 있다보니 연락을 자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마산중 1년 선배인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를 통해 정부 인사에 개입한 정황도 이날 공개됐다. 장 전 사장은 감사원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한 인사에 대해 “이 친구가 사무총장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다. 그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그건 절대 안 된다. 감사원 조직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것이다”고 이 실장에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