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3대 복사기 제조사인 코니카미놀타가 유전자 검사 사업을 하는 미국 자회사 앰브리 제네틱스를 미국 기업 템퍼스AI에 6억달러에 매각한다고 5일 밝혔다. 실적이 저조한 유전자 검사 사업을 분리, 사무용 기기 등 기존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 (사진=코니카미놀타 회사 홈페이지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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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코니카미놀타는 이번 매각으로 2025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의 연결 재무 실적에 약 410억엔(약 3700억원)의 매각이익을 계상한다. 최종 손익은 전기 대비 흑자로 기존 예상치를 유지했다. 엠브리 제네틱스 매각 작업은 하반기(2024년 10월~2025년 3월) 중 완료할 계획이다. 템파스AI는 의료 데이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으며,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앰브리 제네틱스는 지난 2017년 코니카미놀타와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현 INCJ)가 약 900억엔을 투자해 공동 인수했다. 페이퍼리스(종이 문서를 사용하지 않는 것) 문화가 퍼지면서 사무기기 시장 확대가 어려워지자 신사업으로 진출,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수요 침체를 겪으며 실적이 부진했다.
수익성이 낮은 유전자 검사 사업이 발목을 잡으면서 코니카미놀타는 2023년 3월기까지 4기 연속 최종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2023년 3월기에는 이 사업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기록하면서 1000억엔(약 904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최종 적자를 냈다. 누적도는 적자로 재무 상황도 악화일로다.
코니카미놀타는 애초 앰브리를 산하에 둔 헬스케어 자회사 리얼미IDx를 미국에서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상장 준비 중단 방침을 발표했고, 4월에는 같은 리얼미 자회사인 미국 신약개발 지원 벤처기업 인비크로를 의료영상 분석업체 칼릭스 서비스에 매각했다.
코니카미놀타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허리띠도 바짝 조이고 있다. 지난 4월 전세계 직원수를 2400명을 감축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고, 8월에는 중국 장쑤성에 있는 사무기기 공장의 생산을 2025년 상반기에 종료하고, 3월 말 기준 약 1400명의 직원과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코니카미놀타의 실적 개선은 구조개혁 이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후지필름홀딩스 (HD)는 지난 4월 자회사인 복합기 제조업체인 후지필름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I, 옛 후지제록스)과 복합기 부품 조달 기능을 통합한 신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규모 확대를 통해 조달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이었으나, 해외에서 경쟁법 심사 및 승인 절차에 시간이 걸려 설립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닛케이는 “구조개혁과 더불어 차세대 성장 동력을 조기에 육성하는 것도 과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