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제2의 CDMA 신화 쓸까..외국회사들, 대한민국 5G에 관심

5G 는 기술의 진보..유니콘 기업 만들자
5G는 철인 3종 경기..합종연횡 잇따라
  • 등록 2019-04-03 오후 3:59:00

    수정 2019-04-03 오후 3:59:00

[이데일리 김현아 한광범 기자]4월5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다. 비싼 단말기와 요금에 비해 당장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하진 않지만, 세계인의 시선은 대한민국으로 모아졌다. 1996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이동전화를 서비스한 걸 계기로 통신 강국으로 도약했던 것처럼, 5G가 침체된 스타트업(초기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줄지 관심이다.

CDMA 세계 최초 상용화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휴대폰 사업과 통신 장비 사업을 일구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3G나 LTE(4G)로 오면서 국내 스타트업들보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통신망 위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막대한 수익을 얻는데 그쳤다.

우리나라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토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크래프톤(옛 블루홀)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 △쿠팡 △옐로모바일 등 7개에 불과하다. 미국 151개나 중국 82개, 영국 16개, 인도 13개 등에 비해 턱없이 적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주려면 △특화 서비스 개발을 위한 통신사와 중소 스타트업간 협력체계 구축과△제조업 융합 등 타 산업과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5G 론칭 쇼케이스’에서 5G 상용화를 통한 ’초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5G AR로 구현한 달 착륙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SK텔레콤 박정호 CEO가 ‘5G 론칭 쇼케이스’에서 5G 상용화를 통한 ’초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5G 는 기술의 진보..유니콘 기업 만들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3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5G 론칭 쇼케이스’에 참가해 5G 증강현실(AR)로 구현한 달 착륙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기술 진보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박 사장은 “5G 세계 최초 상용화는 50년 전 닐 암스트롱의 달착륙처럼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기술의 진보는 항상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실질적으로는 VR, AR보다 훨씬 더 나은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의미가 청년 창업을 하는 사업자들에게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5G 생태계 지원단’을 만들어 원스톱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도 같은 날 스타트업들에게 5G 네트워크, 플랫폼, 디바이스, R&D 인프라 등에서 최적의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5G 이노베이션 랩’을 마곡사옥에 개관했다. 1000개 기업이 활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 등과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라면 LG유플러스가 LG CNS, LG전자와 함께 진행하는 과제에 포함해 도움을 준다. 5G 상용화를 준비중인 일본 이동통신사업자인 KDDI와 제휴해 해당 기술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모색한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전무)은 “5G 이노베이션 랩은 5G가 일부 대기업만의 신성장동력에 그치지 않고 대중소기업이 모두 상생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를 통해 당장은 AR·VR·게임 회사들이 동력을 얻을 것이나, 인수합병(M&A)처럼 더 적극적인 생태계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카카오 한 임원은 “PC시대에 네이버나 다음외에 LTE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5G로 새 세상을 열려면 대기업들이 국내 스타트업을 인수하는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네이버가 350억원에 첫눈을 인수하고, 2015년 다음카카오가 626억원에 김기사(록앤올)를 인수한 뒤로 굵직한 M&A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가 3일 5G 생태계 활성화와 5G 선도를 위해 국내 스타트업 및 중소 벤처기업들이 자유롭게 5G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5G 이노베이션 랩’을 마곡사옥에 개소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에서 6번째)이 ‘LGU+ 5G 이노베이션 랩’ 개관식에서 테이프 커팅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좌로부터 LG유플러스 박형일 전무(CRO), 한국 퀄컴 김승수 전무, LG유플러스 최주식 부사장(기업부문장), LG사이언스파크 안승권 사장, 8i 헤이즈 마카맨 (Hayes Mackaman) 대표,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CEO), 중소벤처기업부 석종훈 실장(창업벤처혁실실장), 벤타VR 전우열 대표, LG유플러스 전병욱 전무(CSO), LG유플러스 이상민 전무(FC부문장)이다. LG유플러스 제공
◇해외 통신사들 관심 보여..5G는 철인 3종 경기


박 사장은 “6월에 1주일동안 도이치텔레콤이 50명 데리고 와서 1주일간 머물고, 4월에는 싱가폴텔레콤이 찾아와 테스트하고 서비스한다. 클라우드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도 우리와 미팅을 원한다”면서 “세계 최초의 망이라는 게 이렇게 의미가 크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최근 진행된 국내 통신3사 간담회에는 로이터,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5G로 만드는 스마트공장, 5G 보안 문제 등을 질의하기도 했다.

5G는 한 종목을 겨루는 육상경기가 아니라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를 함께하는 철인 3종경기에 가깝다. 통신사 네트워크 경쟁력은 기본이고, 자율주행차 등에서 누가 어떤 파트너와 마음을 맞춰 새로운 가치를 주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가에 승패가 달렸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스마트팩토리),신세계(최첨단 미래형 유통매장), 신한·우리은행(지점의 디지털화)과 제휴한 것이나, KT가 현대중공업(스마트팩토리), apM(패션 스마트팩토리)과 손잡은 것도 같은 이유다.

이필재 KT 마케팅 부문장(부사장)은 “5G에서는 기업서비스에서 현재 통신 매출의 2배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융합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경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ICT의 중심이 되겠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루는 촉매제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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