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는 반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밸류업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은행주의 단기 낙폭이 커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B금융(105560)으로, 3017억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신한지주(055550)를 각각 1293억원, 949억원 규모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전체 1조 7554억원 규모를 순매도한 가운데 은행주에는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내리고 곧장 해제되는 일련의 사태에서 촉발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밸류업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은행주가 단기간 크게 하락하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주는 밸류업 정책의 수혜주로 올 들어 코스피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이어온 만큼 단기 낙폭도 크게 나타났다. KRX은행지수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4일과 5일 이틀 사이에만 9.96% 급락했고, 주말 사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뒤 장이 처음 열린 지난 9일에도 3.70% 하락했다. 하지만 10일 이후 상승으로 돌아서며 12일까지 3.29% 올랐다.
증권가에선 은행주의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방향성 자체가 후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공시한 주주환원책을 번복한다면 신뢰도 실추가 불가피한데 이는 회사가 가장 지양하는 부분인 만큼 밸류업은 후퇴하기 쉽지 않다”며 “아울러 정권이 안정되고 수습되기까지 3~6개월은 걸릴 것으로 해당 기간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정상대로 진행될 것으로 이번 사태가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은행주가 코리아밸류업 지수에 추가로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은행주의 반등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16일 밸류업 지수의 특별변경 편입 종목을 발표하고 20일 지수 리밸런싱을 진행한단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특별변경에서 은행주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배당주인 KB금융 등의 은행주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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