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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마지막 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국감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국감 전까지만 주요 인권 현안에 인권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오갈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야당 측에서 이성호 위원장에게 “동성애를 찬성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때아닌 동성애 논란이 빚어졌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감 질의에 나선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성호 인권위원장에게 “동성애를 찬성하느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한다. 동성애를 한다고 해서 평등권을 침해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동성애는 반대 또는 찬성만 있을 뿐 중간은 없다”며 “사회적 이슈인 동성애에 대해서 인권위원장이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재차 입장을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이 “동성애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의견을 (이 자리에서) 표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의 동성애 관련 질의를 놓고 위원들간 신경전도 이어졌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질의에 대한 권한은 국회의원 자유지만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보는 것은 헌법의 기본권 조항 침해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형사 처벌 대상이다. 인권위가 나서 (성적 취향을 묻는) 질문을 단속해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정재 의원은 재차 발언을 요구해 “동성애냐 묻는 것은 헌법에 따른 인권침해가 맞다”면서도 “동성애와 동성애자를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질의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항변했다.
같은 당 엄용수 의원 역시 “질의에 대한 이유를 대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앞선 발언들은 의원들의 발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성애 발언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자 사회를 보던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의원 간 질의에 있어서 지적할 것은 지적하되 의사 진행을 제약하는 분위기로 진행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중재에 나섰다.
이날 국감에서는 과거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권위가 주요 현안에 알아서 목소리를 낮추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위원장 등 간부들이 정권의 눈치에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도 “인권위가 세월호 참사나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수사를 10개월이 넘어서야 촉구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에 대한 반성과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과거 잘못에 대해서 죄책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혁신위원회 활동을 통해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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