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유엔 안보리 회의서 북한·우크라 문제로 충돌

美 "러시아, 북한제 미사일 발사 책임져야"
러 "포로 탑승 수송기 격침, 미국에도 책임"
우크라 "러, 안보리서 가짜뉴스 유포"
  • 등록 2024-02-07 오후 7:06:46

    수정 2024-02-07 오후 7:06:4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문제로 충돌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북한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자국군 수송기 격추 사건의 배후에 미국을 지목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와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우드 대사는 안보리에서 북한의 공식 명칭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거론하며 “지금까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최소 9차례에 걸쳐 북한이 제공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오랜 의무를 훼손하는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자국 공군 수송기가 격추돼 추락한 데 대해 미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포로를 태운 러시아 군 수송기가 추락하면서 탑승자 74명 전원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수송기를 격추시켰다고 비난했다.

네벤지아 대사는 안보리에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이 공격에 사용되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도 이 범죄의 직접적인 공범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산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로 군 수송기를 격추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었다.

러시아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 루한스크 지역의 한 빵집을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공격해 최소 28명이 숨졌다고 밝힌 후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청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고위 유엔 외교관 세르게이 드보르니크는 “러시아가 가짜뉴스를 유포하기 위해 안보리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드 대사도 “분명히 말하지만 러시아는 이 전쟁의 유일한 침략자이며 오늘날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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