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035720)모빌리티가 출시하기로 한 여성전용택시 ‘웨이고레이디’가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서비스 출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의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라며 정식 출시 계획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3월 출시행사에서 웨이고레이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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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택시가맹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현 KM솔루션즈)는 지난해 3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웨이고블루(현 카카오T블루)를 출시하며 웨이고레이디 출시계획도 함께 발표한 바 있다. 웨이고레이디는 여성 기사가 운행하고 여성만 탑승이 가능한 여성전용 택시다. 남성은 초등학생까지만 동승이 가능하다.
당초 타고솔루션즈는 웨이고레이디를 일단 전화예약을 통해서만 운영한 후, 지난해 내에 카카오T 플랫폼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웨이고레이디는 지난해 6월까지 전화 예약 운행 후 현재는 서비스가 중단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한 후에도 서비스 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여성전용택시와 관련해 “서비스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택시 및 모빌리티업계에선 여성전용택시 출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택시단체 관계자는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더 비싼 브랜드택시의 주된 타깃층은, 안전에 더 민감한 여성일 수밖에 없다”며 “주력 서비스 외에 또 다른 ‘여성전용’ 서비스를 내세우면 어떤 여성이 주력 서비스를 이용하겠나”고 반문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도 “‘여성인 안전한 택시’라는 모토를 내세울 경우, 자칫 주력인 카카오T블루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택시’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며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효과)을 넘는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 서비스 확대에 주력 중인 카카오T블루. (사진=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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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안전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는 카카오T블루에 선택과 집중을 하는 상황이다. 지자체나 지역 택시사업자들도 ‘자동배차’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를 우선적으로 요구해 그에 맞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여러 지역에서 카카오T블루를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 협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자체나 택시사업자들 외에도 이용자들 역시도 자동배차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강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전용택시는, 단순히 여성기사가 운전하는 것에서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카시트가 장착돼 있거나 큰 유모차에 적합한 차량 크기 등 일반 중형택시에선 수용이 어려운 여성 승객을 위한 서비스”라며 “모빌리티 시장의 개편 취지에 맞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의 전국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일 광주광역시·울산광역시·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며, 서비스 지역을 전국 10개 도시로 확장했다. 현재 전국에서 운행 중인 카카오T블루는 정식 서비스 지역인 서울·대구·대전·성남에서의 4200여대를 비롯해 총 5200대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지역에서의 운행 차량 확대와 더불어 서비스 지역도 꾸준히 확장해 연내 1만대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