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긴축 `본게임은 5월`…일단 안도한 외환·채권시장

금융 시장 "연준의 7회 인상, 이미 예상한 수준 판단"
원화 가치 미국 달러 대비 하루 만에 21원 가량 급등
국고채 10년물 6bp 하락…외인 국채선물 1.3조원 매수
  • 등록 2022-03-17 오후 5:39:57

    수정 2022-03-17 오후 9:22:43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3개월 만에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안도했다.

연준의 긴축 계획이 예상했던 수준인데다 본격적인 인플레이션 대응은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나설 5월부터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달러대비 원화 가치가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 뛰었고, 국고채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17일 국내 외환·채권시장에선 원화표시 자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21원 이상 급락하면서 1214.3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27일(-22.20원) 이후 2년여 만에 최대 낙폭으로, 그만큼 달러값이 뛰었다는 뜻이다. 원화 국채 가격도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나타내면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외국인의 선물 순매수 영향까지 받으며 큰 폭 하락했다. 호주, 일본 10년물 금리가 오른 것과 대비되며 우리 국고채시장이 견고함을 나타냈다.

시장에선 이날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예상 수준에 부합했단 평가를 내놨다. 0.25%포인 씩 올리는 이른바 `베이비 스텝`을 밟은 점과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총 7차례 금리를 올릴 계획은 이미 시장참가자들이 예상했던 수준이었다. 5월께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갈 수 있단 발표는 물가를 잡겠단 연준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것으로 봤지만, 이것 역시 어느 정도 예상된 재료였다.

3월초 이후 3년물, 10년물 금리 변화. (자료=금융투자협회)


이에 국고채시장도 강세장을 나타내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채권값이 오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는 3월 초 수준으로 내렸다. 외국인이 10년 국채 선물을 1조30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면서 10년 국채 현물 금리가 전일대비 0.064%가량 하락한 2.704%에 마감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이후 이어진 연준의 8차례 금리 인상 시기에 우리나라 10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 뿐이다. 낙폭은 2017년 3월16일(-0.096%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이외에도 이날 5년물 금리는 0.057%포인트 하락했고, 1년과 2년물은 0.03%포인트 가량씩 각각 내렸다.

이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기조를 선반영한데다가 원화 가치까지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꺾이자 이제 시장은 채권시장 악재는 반영될 만큼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매수 포지션을 취해도 된다고 판단했단 분석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FOMC 결과를 확인하고 환율 급락, 외국인의 채권선물 매수 등이 나타난 것을 보면 시장은 이번 회의를 예상했던 수준이라 안도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단도 시장 컨센서스는 1.75~2% 정도, 개인적으로는 1.5%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통화정책은 불확실성이 걷힌 것으로 판단하고, 차기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에 따라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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