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격 내리려는 정부…유지하려는 농가 줄다리기 ‘팽팽’

정부 구곡 방출 계획에도 벼 출하 늦추는 농가 늘어
쌀 가격 한달째 평년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 유지
농경연 “역계절진폭 발생 가능성…내년 하락할듯”
  • 등록 2018-11-26 오후 5:18:58

    수정 2018-11-26 오후 5:18:58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포대.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쌀 가격을 평년 수준으로 낮추려는 정부와 현 상황을 유지하려는 농업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수확기로는 이례적으로 구곡 5만t 방출 계획을 발표했으나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벼 출하를 늦추는 농가는 오히려 늘었다. 평년보다 높은 수준의 쌀 가격이 연내까지 유지될 수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관측본부는 12월 쌀 농업관측 자료를 통해 수확기 이후 벼 출하를 계획하는 농가 비중이 이달 상순 15.1%로 한 달 전 표본조사 때의 13.4%보다 더 늘었다고 밝혔다. 적잖은 벼 농가가 추가적인 가격 상승 기대에 원료곡 출하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례적으로 가파르게 오른 쌀 가격이 농가의 추가 상승 기대심리를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올 수확기(10월~11월15일) 전국 평균 산지 쌀 가격은 80㎏에 19만3670원으로 지난해 15만3213원보다 26.4% 높다. 평년(15만7573원)과 비교해도 23.7%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 도매가격도 20㎏에 4만8421원(26일 기준)원으로 평년보다 24.0% 높은 상태다. 한달 넘게 현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도 소비자 물가 부담을 우려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2일 비축하고 있던 구곡 5만t 방출을 결정했다. 시장 공급 물량을 늘려 가격 안정화를 꾀한 것이다. 쌀 공급이 자연스레 늘어나는 수확기로서는 이례적인 결정이다. 벼 농가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회(한농연)를 비롯한 농업계는 강력히 반발했으나 정부는 이 계획을 확정하고 최근 공매 공고를 냈다.

정부의 대책에도 벼 농가의 원료곡 출하 지연으로 12월 이후 쌀값 하락을 장담할 순 없다. 공급 초과 상태이지만 11월 상순 산지유통업체의 쌀 재고는 114만6000t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2.7%(3만1000t) 줄었다. 농업계는 쌀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밥 한 공기에 250원 수준밖에 안된다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농업관측본부는 “쌀 가격이 전년보다 높은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정부의 구곡 방출 결정으로 농가의 벼 출하가 앞당겨지면 쌀 가격이 현 수준보다는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쌀 가격은 단경기로 접어드는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내릴 전망이다. 특히 벼 농가가 출하를 늦춘 만큼 내년 이후 공급이 평소보다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쌀 가격을 지탱하기 위해 시행하는 순매입 물량도 올해보다 38.5% 줄어들 전망된다. 농업관측본부는 “내년에도 쌀 14만t 초과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벼 농가가 원료곡을 수확기 이후 출하하려는 의향이 커지면서 단경기 가격이 수확기보다 낮아지는 역계절진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밥 한 공기 300원 쟁취! 쌀 목표가격 24만원 쟁취! 농민결의대회’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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