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세…트럼프, 멕시코 '관세폭탄' 엄포 vs 해리스, '통합' 강조

막판까지 펜실베이니아 등 격전지 찾아 지지 호소
해리스 "동료 미국인 적이 아닌 이웃으로 본다"
트럼프 "멕시코, 불법이민 해결 못하면 최대 100% 관세"
'쓰레기 섬' 발언 후폭풍…트럼프 유세장 이전보다 '썰렁'
  • 등록 2024-11-05 오후 4:15:10

    수정 2024-11-05 오후 4:15:1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 본 투표를 몇시간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까지 경합주를 돌며 총력전을 펼쳤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을 노리는 해리스 부통령은 분열이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백악관 재입성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자 침입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를 거듭 강조하며 관세 부과도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앨런타운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지지자들에게 “나는 푸에르토리코와 푸에르토리코 주민에 대한 오랜 헌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달 27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막바지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 찬조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들이 지난 10년간의 정치에 지쳤다. 미국은 새로운 출발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동료 미국인들을 적이 아닌 이웃으로 본다”며 통합에 방점을 찍은 연설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롤리, 펜실베이니아주 레딩과 피츠버그, 미시간주를 차례로 돌았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공화당 후보가 전승한 지역이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초접전 양상을 보이며 막판 격전지로 부상했다.

그는 롤리에서 연 유세에서 “취임 첫날 가장 먼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라며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통보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어 “나중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최대 100%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2021년 퇴임할 때 불법 이민자 수치와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급증한 수치가 나온 차트를 유세장 화면에 띄우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와 다름없이 거친 언사로 불법 이민자를 근절할 공약을 제시했지만, 이전 유세 현장과는 열기가 사뭇 달랐다. NYT와 NBC 뉴스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장 좌석은 70%를 겨우 채웠다.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레딩에서 열린 두 번째 집회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유세장이 절반 정도 차는데 그쳐 연설 시간이 1시간 미뤄지기도 했다.

이어 피츠버그에서 열린 세 번째 유세장 역시 상층부 관중석은 커튼이 쳐져 있고, 일부 좌석은 비어 있었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관중이 꽉 들어차고, 수천 명이 행사장 밖에서 기다릴 정도로 인파가 몰렸던 유세장은 쓰레기 섬 발언 논란 이후 이전보다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중이 가득 차지 않은 유세장에서 피곤해 보이는 모습을 보이며 나라가 파멸의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한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열정적인 지지자들과 함께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면서 더 단합된 미래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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