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상봉 미뤄지지 않길"…이산가족, 설렘반 걱정반

24~26일 남측 방문단, 북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태풍 직접 영향…통일부 "예정대로 진행"
  • 등록 2018-08-23 오후 5:06:18

    수정 2018-08-23 오후 5:06:18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등록날인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북측 임기산(87)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남측 조카 임우곤(50) 씨 등 가족들이 선물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공동취재단] “태풍 때문에 못 올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왔다.”

23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사전집결지인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한 강순여(82)씨는 안도했다. 지난 20~22일 금강산에서 남측 상봉단이 북측 이산가족을 만난 데 이어 24일부터 26일까지는 북측 상봉단이 남측 방문단을 만나는 2차 상봉행사가 진행된다.

강씨는 북측의 언니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서 이번 남측 방문단 중 최고령자인 큰언니 강정옥(100)씨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속초로 왔다. 강씨는 “옛날 김대중 대통령 당시 (상봉행사를) 신청했는데 너무 밀려 차례가 안 와 못했는데 북에서 먼저 찾아줘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기 석달 전쯤 강정화(89)씨는 돈을 벌기 위해 육지로 떠났고, 이후 전쟁이 시작되면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남측 강순여씨는 “(만나면)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며 “며칠 전부터 잠을 못 잤는데 만나서 헤어져도 잠을 못 잘 것 같다”며 기쁜 마음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북측 가족 상봉을 앞둔 이산가족들도 태풍에 대한 걱정은 떨쳐버리지 못했다. 북측의 삼촌을 만나게 되는 전민근(57)씨는 “태풍이 오면 미뤄질 수도 있다는데 순서대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며 “미뤄지면 일정이 통째로 미뤄지는 것인지, 1박 2일이 되는 것인지 모른다”며 걱정했다. 한반도로 진입한 태풍 솔릭은 24일 오후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예정으로, 상봉 행사가 진행되는 금강산 일대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속초 한화리조트에는 2차 상봉행사에 참여하는 81개 가족이 모여 이산가족 등록, 방북교육 등 상봉 사전 준비를 마쳤다. 앞서 1차 상봉행사에서 남측 상봉단이 북측 가족들에게 주기 위한 사진을 찍기 위해 붐볐던 숙소의 즉석사진 촬영 서비스는 이날도 단연 인기였다. 북측의 형을 만나러 가는 장구봉(82)씨는 “이번에 금강산에는 나를 포함해 가족 4명만 가는데, 손주들까지 다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다”며 웃어보였다.

남측 방문단은 24일 오전 속초를 출발해 고성을 거쳐 오후에 금강산에 도착, 이날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모두 6차례, 12시간 동안 북측 가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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