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중 사용자(회사)가 운용을 맡는 확정급여(DB)형은 121조2000억원으로 전체 63.8%를 차지했다. 가입자가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은 49조원(기업형 개인연금계좌 포함)으로 26.1%, 개인형 IRP는 19조2000억원으로 10.1% 비중을 각각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유형별 퇴직연금 증감이다. DB형은 지난해 비중이 전년보다 2%포인트 감소했고 DC형와 IRP형은 각각 1%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은 “DB비중이 감소하고 나머지 두 유형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하려는 가입자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퇴직연금을 부지런히 운용했으면 수익을 키우거나 손실을 줄일 수 있던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열에 아홉은 기존 운용방식을 유지한 것이다. 시중 자산운용사 임원은 “퇴직연금은 개인이 가진 현금성 자산 가운데 규모가 큰 편”이라며 “규모가 큰 자산을 위주로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는 것은 자산운용의 기초”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이 2017년 DC형 가입자 600명을 설문한 결과 470명(78.3%)은 퇴직연금 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했다. 교육을 받은 응답자 130명 가운데 투자상품을 변경한 퇴직연금 가입자는 26.2%였다.
퇴직연금을 실제 연금으로 여기는 인식도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17년 퇴직연금 신규 수급자 30만2961명 가운데 연금을 선택한 이는 1.4%(4237명)뿐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센터장은 “월 수령액을 키워야 퇴직연금을 연금으로 받을 유인이 생긴다”며 “이직에 따른 퇴직금 인출을 금지하면 지금보다 적립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지금보다 연금 세제 혜택을 강화하면 일시금 수령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