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옥시아에 눈독 들이는 마이크론…SK하이닉스, 투자금 회수하나

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 글로벌 낸드 2위 키옥시아 인수추진
SK하이닉스, 약 4조원 키옥시아 투자…"전략 협업 어려워"
인텔 낸드 부문 통합 작업·장비 등 유형자산 현금 확보 절실
  • 등록 2021-04-01 오후 4:42:23

    수정 2021-04-01 오후 4:42:23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를 두고 미국의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각자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지분을 회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키옥시아 낸드플래시 (사진=키옥시아)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은 키옥시아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WSJ는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올해 늦은 봄 인수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베인캐피탈이 관리하는 키옥시아의 인수 거래가 어떻게 구성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키옥시아 기업가치는 약 300억달러(33조8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 가능성이 커지자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약 4조원의 투자금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이미 지난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데다 키옥시아 지분 투자만으로는 지적재산권(IP), 핵심 기술 등 전략적 협업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낸드 사업 도약을 위해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키옥시아 투자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3950억엔(약 4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분야의 강자로 지난해 4분기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9.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낸드 플래시 분야를 키우기 위해 키옥시아에 투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할 때도 키옥시아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키옥시아에 투자한 건 단기적인 성과를 노렸다기보단 장기적인 안목에서 새로운 협력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며 “올해 기업공개(IPO)가 연기된 만큼 전략적 가치를 두고 볼 것”이라고 일축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IPO를 통해 경영권 확보의 기회를 엿봤으나 코로나19 등으로 IPO가 늦어지면서 투자금 회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낸드 분야가 약하기 때문에 키옥시아의 IP 등 정보 접근을 위해 투자했을텐데 상당히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며 “이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도 했고 키옥시아에는 상장을 통한 자금 확보가 가장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인텔 낸드 부문의 통합 작업도 SK하이닉스의 투자금 회수 전망에 힘을 보탠다. SK하이닉스는 올 연말까지 인텔 낸드 인수를 위한 중도금을 위해 약 8조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SK하이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은 약 3조원가량이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및 투자자산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현금성자산은 4조9482억원 수준이다. 예정된 2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까지 고려하면 현재까지 약 7조원의 현금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여전히 3조원 가량의 인텔 인수 잔금이 더 필요하고, 올 하반기 M16 공장 가동에 따른 극자외선(EUV) 장비 등 추가적인 유형자산 매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금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키옥시아는 명목상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반도체 회사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에 투자한 것도 키옥시아가 낸드플래시 메모리기술을 가지고 있는 등 탐낼만한 기업이기 때문이었다”며 “그러나 이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모자란 부분을 인텔 사업부 인수를 통해 충분히 채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옥시아 투자자 그룹의 일원으로 현재 매각 등의 투자 계획 변화를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한편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마이크론이 키옥시아를 인수한다면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메모리 3파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4%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키옥시아가 19.1%로 2위를, 웨스턴디지털(14.3%), SK하이닉스(11.4%), 마이크론(11.1%)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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