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재벌 개혁론자인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31일 서울대학교금융경제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기업구조조정 - 당면한 과제와 해법 마련’을 주제로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2006년 9월부터 2014년 8월 사이에 구조조정 개시 시점에 상장돼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업의 비율(종결율=성공률)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통한 구조조정 종결율은 71%로 집계됐고, 법정관리의 종결율이 83%로 워크아웃 종결율 47%보다 1.8배 높았다. 특히 재벌 소속 상장기업의 워크아웃 종결율은 25%로 비재벌 5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했다.
구조조정이 종결되는 데 걸리는 평균기간은 2년으로 나타났다. 워크아웃(982일)의 평균기간은 법정관리(578일)에 비해 1년 이상 길었다. 재벌(1048일)의 구조조정 평균기간은 비재벌(631일)에 비해 1.7배 길었다. 특히 워크아웃의 경우 재벌(1998일)이 비재벌(847일)에 비해 2.4배, 3년이나 길었다.
박상인 교수는 “국책은행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구조조정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며 “국책은행들을 통한 관치금융, 정경유착의 고리를 끈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정책금융공사로 축소·통폐합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국의 폐지와 공적 자금 투입이 필요한 기업 구조조정은 범정부 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