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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토교통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8개 항공사에 총 10개 노선의 운수권을 배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국제공항 운수권을 배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운수권 배분의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독점 노선에 대한 운수권 재배분을 조건으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심의위에서는 두 대형항공사와 계열 LCC가 독점하고 있는 몽골 노선(울란바토르)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몽골 노선은 성수기(6~9월) 탑승률이 90%에 달하는 등 여행 수요가 많고 비행거리가 비슷한 홍콩 노선보다 운임이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이번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모든 LCC가 배분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주4회와 주3회 배분됐다. 반대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은 운수권 배분에서 고배를 마셨다. 독일 노선에서도 신생LCC 에어프레미아가 운수권을 배분받으면서 향후 알짜 유럽 노선에 대한 재분배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노선 다양성” 환영 vs “합병 이유로 배제 불합리”
LCC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중장거리 운수권이 풀린 상황에서 이번 몽골 노선의 LCC 재분배는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미 운항을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외 다른 LCC에게도 새로운 노선 개척에 대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항공사 간 경쟁은 자연스레 소비자 후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계열 LCC사들은 아쉬워했다. 부산 대한상의도 에어부산이 운수권 배분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건의서를 국토부에 전달한 만큼 반발이 예상된다. 이번 몽골 노선에서 탈락한 LCC 관계자는 “정부에서 항공사 간 결합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했지만 운항 능력만으로 계열 LCC 3개사가 인천~올란바트로 노선 배분에서 모두 탈락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미 합병이 완료된 것도 아니고 결합 불발도 가정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합병 예정 회사들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제외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