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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14세→12세 미만까지 하향 추진
감형해도 최대 무기징역 처벌 가능토록 법안 나와
26일 국회에 따르면, 소년 범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소년법 개정안은 여야 없이 발의돼 있다. 방향성은 비슷하되, 처벌 강도에서 차이가 난다.
크게 방향은 두 가지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 연령기준을 낮추는 안이 먼저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행 촉법소년 연령기준인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13세 미만으로 낮추도록 했다. 김도읍,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12세 미만으로 하향조정토록 했다.
다른 한 축은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한 처벌 강화다. 특정강력범죄란 살인·존속살해, 미성년자 약취·유인, 강도, 강도강간, 치사 등을 가리킨다. 적잖은 소년법안엔 소년 보호사건에서 특정강력범죄를 제외해 처벌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형 또는 무기형 처할 시 15년의 유기징역을 25년으로 늘리는 데엔 박맹우,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낸 법안도 궤를 같이 한다. 다만 같은 당 박덕흠 한국당 의원은 22년으로 제안했다. 이에 비해 김정우 민주당 의원은 30년까지 확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강효상 의원은 사형은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은 20년으로 각각 처벌토록 해 수위를 가장 끌어올렸다.
이외에도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조항을 삭제, 수사 중 필요하다고 판단 시 소년에 대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했다. 박맹우 의원은 현행법이 적용돼 형이 완화될 것을 알고 죄를 범한 경우에도 소년부의 보호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사건으로 다루도록 했다.
법안들, 법사위 계류 중… “소년법 취지 종합해 결정해야”
다만 법사위의 소년법 개정안 검토보고서를 보면, 처벌 강화만이 능사만이 아니라는 고민이 묻어 있다.
사형·무기징역 선고 시 15년까지 완화 가능한 현행 형량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선 “소년은 미성숙한 인격체로서 높은 개선·갱생가능성을 감안해 중형을 지양하고 인도적 재사회화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소년법의 취지에 따라 소년 형사사건에 대한 사형·무기형의 완화 특칙을 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법사위 전문위원실의 견해다. 전문위원실은 “소년범죄에 대한 사형 또는 무기형의 완화에 따른 유기징역 상향 조정은 소년범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의 필요성, 소년의 정신적·신체적 성숙도, 소년법의 목적, 소년에 대한 사형·무기형 완화 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하향 조정하는 안에 대해서도 “1953년 형법 제정 당시 설정된 것이나 헌법재판소는 2003년 14세 미만이란 연령 기준이 다른 나라들의 입법례에 비춰봐도 지나치게 높다고 할 수 없다며 합헌 결정했다”고 전문위원실은 전했다. 아울러 “현행 14세 미만의 소년이라고 하더라도 10세 이상의 소년에겐 ‘소년법’에 따른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이 가능하고, 특히 12세 이상 소년에 대하여는 장기 소년원 송치처분, 수강명령도 가능하므로, 이들에 대한 처벌이 불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4세 미만 소년의 범죄율이 전체 소년범의 0.1%에 그치고 있고 또한 최근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므로,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할 필요성이 낮다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