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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청와대는 조윤제 주미대사의 후임자로 이 의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20대 국회가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2017년 6월, 문미옥 전 의원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의원 배지를 단 이 의원은 임기를 약 8개월 남겨놓고 국회를 떠나게 됐다. 이 의원이 사퇴하면 비례대표 다음 순번인 정은혜 전 부대변인이 의원직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이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중 유일한 외교전문가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도 외교통으로 불리는 의원들이 몇몇 있으나 이 의원을 대신할 만큼의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 정은혜 전 부대변인은 청년 몫으로 비례대표 후보 순번을 받아 외교와는 관련이 없다. 정 전 부대변인이 이 의원처럼 ‘외교전문가’ 역할을 할 수 없다.
반면 비례대표의 목적 중 하나인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의원은 외교전문가로 비례대표가 됐지만, 의원직을 물려받는 정은혜 전 부대변인은 다양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을 뿐 외교전문가는 아니다”라며 “당 입장에서는 사람은 교체되더라도 전체 의석은 유지가 되니, 비례대표 빼가기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시 탈당을 선언한 바른미래당 당적의 장정숙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장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서 입성했으나 이후 바른미래당에 반대하는 호남계 의원들이 만든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활동했다. 장 의원은 최근 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결성한 대안정치연대 합류를 결정하면서 다시 탈당을 선언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비례대표는 정당정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인데, 당을 떠난 사람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이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비례대표의 경우)당 내부 제명으로도 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