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신세지기 싫어서"…주택연금 가입자 3만명 돌파

  • 등록 2016-02-15 오후 6:25:58

    수정 2016-02-15 오후 6:25:58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부산 사상구에 사는 김모(65)씨는 지난 1월 3억원짜리 아파트를 주택연금으로 돌렸다. 남은 집 한 채는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그동안 주택연금 가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이런 생각이 싹 바뀌었다. 김씨는 “아직도 살 날이 많이 남았는데 언제 물려줄지도 모르는 집 하나 믿고 자식에게 신세 지는 것보다 차라리 주택연금을 받고 자식에게 손을 안 벌리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주택연금으로 돌리는 노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07년 주택연금이 나올 당시만 해도 집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주택연금 가입자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엔 김씨처럼 주택 상속 대신 주택연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식에게 집 안 물려준다” 노인 증가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는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가 3만명을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2007년 7월 선보인 주택연금은 1만 번째 가입자가 탄생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렸지만 이후 2만번째 가입자가 나오기까지는 22개월, 3만 번째는 2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주택연금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1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건수는 717건으로 1년 전(453건)보다 58.3%나 늘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주택연금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건 주택연금 가입 대상인 만 60세가 넘는 노년층 사이에서 주택상속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금공이 매년 만 60~84세 노년가구를 상대로 진행하는 주택연금 수요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만 해도 본인 집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비율이 전국 평균 20.9%였지만 지난해엔 24.3%까지 높아졌다. 이런 인식 차는 서울·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진다. 서울·수도권의 경우 집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0년 21.1%에서 지난해 29.3%까지 치솟았다.

신정한 주금공 주택연금부 팀장은 “요즘은 평균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주택 상속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집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단 연금에 가입하는 노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택연금 수령액 갈수록 줄어

그렇다면 주택연금은 언제 가입하는 게 좋을까. 주택연금은 집값에 비례하는 만큼 본인이 사는 주택가격이 정점을 찍었을 때 주택연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주금공은 1년에 한 번 집값 상승률, 은행 금리(이자율), 사망확률 3가지를 기준으로 주택연금액을 정한다. 10년 이후의 경제상황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지금의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집값 상승률은 둔화하고 기대수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주택연금 수령액이 갈수록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역시 2월1일부터 주택연금에 새로 가입하는 경우 60세 평균 0.1%, 70세 평균 1.4%씩 월지급금이 줄었다. 1월에 가입자가 몰린 것도 2월부터 연금액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한편 지난 1월말 기준 주택연금 가입자의 평균 주택가격은 2억 8048만원, 월 수령액은 98만 8000원.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만 72세였다. 신 팀장은 “올해는 ‘내집 연금 3종 세트’도 출시돼 가입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주택연금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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