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16일 모듈·부품 사업 분할 및 자회사 신설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미래모빌리티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구조 재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부품사업 자회사 신설 현실화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모듈과 부품 생산 사업 부문 자회사 2개를 설립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임원 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자동차부품을 한 덩이로 만드는 모듈 사업과 제동·조향·에어백을 만드는 부품 생산 부문을 각각의 자회사로 신설하는 내용이다.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부품사업의 지난해 합계 매출은 약 33조원으로 현대모비스 전체 매출의 80%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낮은 영업이익률(0.5%) 탓에 진천과 창원 생산공장만 직영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국내 협력업체 20여개사에 모듈과 부품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신설한 모듈과 부품 자회사로 협력업체를 인수·합병하게 되면 불법 파견 논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협력사에 공장과 생산 설비 등을 임대해왔는데 이들 중 일부가 “현대모비스 직원임을 인정해달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자회사 신설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 축이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룹 핵심인 현대차의 대주주로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를 핵심 부품(존속)부문과 모듈·AS부문으로 분할한 뒤 현대글로비스(086280)가 모듈·AS부문을 합병하는 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한 적이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끊으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등 소액주주들이 주주권익 훼손 등을 이유로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현대모비스 자회사 신설은 협력업체들을 인수·합병하는 취지인 만큼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없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듈과 부품 자회사 신설 이슈는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