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우주헬기 화성서 비행 성공…지구 밖 행성 첫 사례

'제어가 되는 동력체' 30초간 정지비행
앞으로 네 차례 더 시험비행 나설 수 있어
화성 대기 밀도 지구 100분의 수준…공기 힘으로 양력 만들기 어려워
  • 등록 2021-04-19 오후 8:48:04

    수정 2021-04-19 오후 8:48:04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 헬기 ‘인저뉴어티’(Ingenuity)가 19일(현지시간) 화성 하늘을 비행에 성공했다. 인류가 지구 외 행성에서 ‘제어가 되는 동력체’를 비행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주 헬기 인저뉴어티가 화성 상공을 비행하며 촬영한 사진.(사진=NASA 홈페이지)


NASA는 이날 인저뉴어티가 비행을 시도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비행은 오전 3시 30분(미 동부시간·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에 시도했다.

비행 성공 여부는 3시간여 뒤 발표했다. 인저뉴어티가 비행 정보를 정리하고 지구로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린 데 따른 것이다.

시험비행은 이륙 후 초속 1m의 속력으로 약 3m 높이까지 상승해 30초간 정지비행을 하고 착륙하는 방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직후 인저뉴어티는 소모된 동력을 태양에너지로 재충전하기 위해 수면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인저뉴어티는 높이 약 49㎝로 지구에서는 무게가 1.8㎏이지만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인 화성에서는 0.68㎏에 불과하다.

앞서 NASA는 비행 시도를 화성시간으로 30솔(1솔은 24시간 37분 23초) 내 최대 다섯 차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저뉴어티는 앞으로 네 차례 더 시험비행에 나서게 된다.

인저뉴어티 시험비행은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 동력 비행에 성공한 일과 비견된다. 당시 사용된 플라이어 1호기 조각이 이번 시험 비행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로 인저뉴어티에 부착되기도 했다.

화성에서 비행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수준에 불과해 공기 힘으로 양력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저뉴어티는 탄소섬유로 만든 날개 4개가 보통 헬기보다 8배 정도 빠른 분당 2400회 안팎으로 회전하게끔 설계됐다.

당초 11일 예정됐던 인저뉴어티 비행 시도가 이날로 미뤄진 것도 날개 고속회전장치 시험 중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한 영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는 것은 지구에서 고도 10만피트(약 30㎞)로 비행하는 것과 비교할만하다”면서 “어떤 헬기도 그 정도 높이에서 비행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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