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 러시아 대사, "나는 푸틴과 대학동문, 신뢰 구축하겠다”

외교부, 우윤근 주러대사 간담회
한미일vs북중러 구도가 완화되며 러시아 역할론 관심
  • 등록 2017-11-01 오후 4:37:19

    수정 2017-11-01 오후 4:37:19

우윤근 신임 주러대사(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한중 관계가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북한에 호의적인 편으로 보다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윤근 신임 주러대사는 1일 양국간 신뢰관계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러시아는 북핵 문제 해결에 키포인트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교류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여서다. 우 대사 역시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접촉했다”며 “러시아 정부가 북한과 어떤 접촉을 하고 있는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멈춘 것에)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리가 중국과 갈등을 마무리짓고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면서 ‘한미일vs북중러’의 동북아 구도가 옅어졌다. 중국 역시 북한에 등을 돌리고 있고 보다 높은 수준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펼칠 여지가 남았다. 북한이 러시아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 대사는 “문재인 정부는 여러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신뢰관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고 제가 가진 것을 바치겠다. 거기에 제 첫번째 사명이 있다”며 “많은 양자 관계의 실질적 경제 협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남북이 함께 러시아와 교역을 하는 ‘남북러 삼각 교역’도 강조했다. 남북러의 교역은 문재인 대통령이 여러차례 강조해온 것으로 동북아를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 공동체로 묶겠다는 목표의 시작이다. 우 대사는 그 출발점에 선 셈이다.

우 대사는 일단 현재 대러시아 관계가 미흡한 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우 대사는 “한러 관계 발전 위해 최선 다했지만 완벽한 신뢰관계가 미흡했다고 생각했다”며 “노력은 많이 했지만 외부 요인도 있어 서로 만족할 만한 수준은 못 됐다. 미국, 중국, 일본에 비해 굉장히 약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밝힌) 가시적 3단계 쌍중단, 평화협정 등의 내용이 나왔는데 깊은 속내는 파악 중”이라며 “우리 정부가 러시아 역할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란다는 것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 대사는 러시아와의 인적 교류 확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문화 외교를 대폭 확대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있어서 좋은 기회”라며 “(현재) 50만명 정도 교류 인원이 될 것 같은데 2020년까지 100만명을 목표로 인적 교류를 확대하겠다. 고위급 인사들의 빈번한 접촉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동문’이라고 인연을 밝힌 우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방한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공식 초청했고 아직 답변을 안한 상태”라며 “부임하면 푸틴 대통령이 평창에 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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