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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당장 협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24일 오후 10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장.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비롯된 ‘카카오 서비스 대란’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허은아 의원의 요청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꺼낸 답변이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리는 ‘일본포럼’ 참석차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사전에 제출했지만 정청래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오후 8시30분께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전까지는 박성하 SK C&C 대표만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화재 원인, 재발 방치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최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이번 SK C&C 화재건에 대한 책임, 보상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허은아 의원은 “최태원 증인이 지난 8월 ‘이천포럼’에서 했던 발언을 보면 고객들의 신뢰 중요시하는것 같다”며 “혹시 이해당사자 신뢰 부분에 있어 사후 대책을 준비하는 게 있느냐. 중소상공인들의 피해 관련해서도 SK그룹이 선제적으로 피해보상을 할 의향은 있느냐”고 물었다.
허 의원은 “국감장에 카카오 장애와 관련한 기업 총수 3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어찌보면 큰 기대도 된다. 법적 책임에 대한 각사의 입장이 있겠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오늘 나온 총수 3분이 함께 모여 보상을 협의한다면 더 기대가 커질 것 같은데 한번 해보시겠느냐”고 돌발 제안했다.
허 의원의 발언에 최 회장을 비롯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반응에 허 의원은 “총수 대신 각사의 CEO들이 모여 보상대책을 협의하는 것도 가능하겠다”고 하자, 최 회장은 “당장 추진, 협의해보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최 회장을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재난 관련 대비 또는 사후대책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차전지 사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다만 리튬이온전지는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계획 또는 전고체 전지 등 개발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고 했다. 최 회장은 “(전고체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고, 화재 관련 방법도 다각도로 노력 중에 있다”며 “(배터리 안정성 문제는) 업계 공통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최 회장은 ‘SK C&C 데이터센터가 배터리실, 전기실, UPS실 등 핵심시설이 한 층에 몰려 있는 설계상 문제가 있다’는 많은 의원들의 지적에도 “이유 막론하고 화재가 났다는 건 치명적이고, 때문에 실제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국감 출석 후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 그리고 고객사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고객사의 피해 관련 요청 시 곧바로 응할 것이고, 다른 데이터센터 역시 재점검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과방위 종감에는 오후 8시30분에 출석한 최 회장을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해진 네이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강종렬 SKT인프라 사장 △서창석 KT네트워크 부사장 △권준혁 LG유플러스 전무 등 9인이 일반증인으로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