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독립운동 후손 도움달라" 손편지 중학생 직접 만나(종합)

3·1 운동 100주년 맞아 독립유공자 유물 국가기증
文대통령, 청와대서 학생 직접 만나 감사인사 전해
  • 등록 2019-04-09 오후 5:19:22

    수정 2019-04-09 오후 5:19:22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여민1관 집무실에서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등 근대역사기록 4점을 국가에 기증한 조민기 학생과 가족을 초대해 면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근대역사기록을 국가에 기증한 중학생을 직접 만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청와대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안중근사건공판속기록’ 등 근대역사기록 4점을 국가에 기증한 조민기 학생과 가족을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민기 학생 가족을 대통령 집무실로 초대해 20여 분 동안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학생을 만나 “민기 군이 나라를 위해 이렇게 기증할 생각을 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나”고 물으며,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귀중한 자료를 국민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직접 감사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감사의 의미로 학생에게 대통령 기념 시계와 학용품 등 선물을 전했다.

조민기 학생 역시 이날 문 대통령에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조민기 학생이 문 대통령에게 건넨 것은 천원권과 오천원권 구권 지폐 두장으로, 지폐를 받아든 문 대통령은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고 물었다. 이에 학생은 각각 천원권의 ‘19190301’, 오천원권의 ‘0001004’이라고 쓰여진 지폐의 일련번호를 가리켰다.

일련번호 ‘19190301’는 1919년 3월 1일,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해 전국 곳곳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날을 의미했다. 문 대통령은 선물의 의미를 듣고 “굉장한 확률이다. 어떻게 구했나”고 물으며 웃음을 보였다.

조민기 학생은 또 일련번호 ‘0001004’의 의미에 대해서는 “김정숙 여사님을 언제나 1004(천사)로 기억한다는 의미라고 엄마가 전해달래요”라고 전하여 김정숙 여사에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그래도 나한테 천원짜리를 주고 우리 아내한테 오천원 짜리를 줬네”라고 답하며 웃음을 더했다.

조민기 학생은 이에 아울러 일본 침략사가 담긴 ‘사진첩’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추가 기증 의사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추가 기증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근대기록물 유산을 잘 보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조민기 학생은 지난 2월 문 대통령에게 손편지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아버지가 수집하여 보관하고 있던 독립운동가 자료를 국가에 기증하고 싶다는 가족의 뜻을 전하며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1부, 족자 1점, 엽서 2점을 보내왔다. 조민기 학생은 편지에서 “꼭 대한민국에서 (독립운동) 후손들이 불편함이 없고 자부심을 갖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의 감정 결과 조민기 학생의 가족이 기증한 자료는 일제강점기 및 한국 근현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안중근 사건공판 속기록 1책 △이등박문 기념엽서 2종 △권동진 행서 족자 1점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기증품 4점을 천안독립기념관에 보냈으며 독립기념관 측은 보존 절차를 걸쳐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보훈처는 귀중한 자료를 기증한 조민기 학생 가족에게 국가보훈처장의 감사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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