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3일간 38.9원 '뚝'…그래도 "정점 속단은 일러" 신중론

1440원대까지 올랐던 환율 1380원대로 급락
물가정점 통과 기대 커져 환율도 하락 흐름
아직까지 강달러 기조 이어진단 의견 다수
1440원대 고점 토과 의견도 조심스레 나와
  • 등록 2022-11-08 오후 7:21:24

    수정 2022-11-08 오후 9:15:30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동안 총 38.9원 급락하면서 9월말 이후 처음으로 138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정점을 지났다는 기대감과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단계별로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환율을 끌어내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외환시장 일각에선 환율이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점을 속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2.4원)대비 16.3원 하락한 1384.9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 아래로 하락 마감한 것은 지난 9월 21일(1394.2원) 이후 처음이며, 환율 레벨로 따지면 9월 13일(1373.6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환율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전날엔 18.0원 급락해 3월 17일(21.4원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이틀 연속 10원대 급락 흐름을 이어간 것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대기하는 가운데 강달러 흐름이 제한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최종 금리 수준이 내년 5%대까지 더 오를 수 있단 예상이 나온 지난 3일 112선을 웃돌다가 이날까지 3거래일째 110선을 유지하며 움직임을 좁히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재정지출이 감소해 물가 압력을 완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동월대비 7.9% 상승해 9월보다 둔화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지난 3월(7.9%) 이후 7개월 만에 미 CPI가 7%대로 떨어진다면 물가 정점 통과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달러당 7.3위안대로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던 위안화 가치가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전망에 강세로 돌아선 영향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이 미 상·하원을 장악하면 재정지출이 축소되고, 미 국채 금리가 하락 할 것으로 보는 것”이라면서 “시장이 보고싶은 쪽(환율 하락)으로 보면서 지난 7월 환율 급락 흐름이 재현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지난달 연고점(고가 1444.2원 ,종가 1439.8원)을 정점으로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물가 고점 기대가 커졌고 중국 경기 반등에 대한 전망도 나오면서 환율이 급락했지만 그럼에도 물가나 경기 모두 불확실성이 크고 강달러 반전 여지가 남아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연말까지 1450원선까지는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단이 높아지긴 했지만 끝이 보인단 점에서 달러인덱스나 원·달러 환율이 고점 수준에 왔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다시 물가가 튀고 중국 경기 변동성에 따라 위안화 분위기가 바뀌면 언제든 환율이 다시 오를 순 있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아직 강달러 흐름이 유효하고 중국 경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연말까지 연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지면서 달러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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