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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중심 경영을 꾸준히 하면 주변에 ‘유플러스 괜찮아 써봐’ 하는 고객이 많아질 겁니다. 해지율이 낮고, 고객만족도가 높은 회사를 말하죠.”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 지휘봉을 잡은 황현식 사장.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20여 분 동안 진행된 모두 발언에서만 무려 45번이나 ‘고객’을 외쳤다.
황 사장은 LG그룹 내에서 누구보다 통신과 미디어 영업 현장을 잘 안다고 평가받는다. LG텔레콤 강남사업부장(2002년), 영업전략담당(2006년)을 거쳐, 2010년 LG통신 3사(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합병 이후 LG유플러스가 출범한 뒤에는 개인고객을 총괄하는 PS부문장(2017년), 통신· 미디어를 총괄하는 컨슈머 사업총괄(2020년)을 맡았다.
그런 그가 다시 한번 ‘고객중심 경영’을 말한다. “LG유플러스의 찐팬(진짜 팬)을 만들자”, “뼛속까지 고객중심”같은 말들은 황현식 사장의 상징이 됐다.
기술보다 고객 가치가 우위에 있다고 했다.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기술 자체보다는 고객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LG유플러스의 목표는 고객의 일상에 즐거운 변화를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기업”이라고 정의했다. 황 사장은 한양대 산업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를 마쳤다.
이전 대표들과 온도 차…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비슷
이런 철학은 미래 IT 세상에 대한 담론을 즐겼던 이상철 전 대표(부회장)나, 재무·전략통이었던 권영수 전 대표(부회장)와 온도 차가 난다.
오히려 네이버에서 각종 서비스를 총괄해오다 CEO를 맡고 있는 한성숙 대표이사(사장)와 비슷하다. 한 사장 역시 네이버의 의사 결정의 중심에 ‘이용자 편익’, ‘이용자 가치 제고’를 두고 있다.
그는 “고객이 생각하는 흐름과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관련 기법을 보유한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SNS와 고객별 데이터를 분석해 얻은 인사이트를 상품개발·마케팅 등 경영활동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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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서 부사장 영입…대규모 조직개편 예고
“다시 고객 속으로”를 외치는 황 사장이지만, 통신 시장이 포화하면서 신사업 진출도 관심이다.
그는 현재 전체에서 25% 정도 차지하는 미디어·IDC·신사업 등 비통신사업 매출을 2025년까지 전체의 30%까지 확대하고, 이를 뒷받침할 인재도 키우겠다고 했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콘텐츠·보안·B2B솔루션 6대 주요분야에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800~900명 수준인 비통신사업 인력을 2025년까지 4000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4000명이라는 비통신 인력은 신규 채용과 기존 직원 교육을 포함한 수치다.
컨슈머사업부문에 정수헌 LG전자 부사장(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해외영업그룹장)을 영입하는 등 조만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 조직개편 및 인사를 예고했다.
그는 “LG전자에서 해외마케팅영업을 하고 미국 스프린트에서 일했던 정수헌 부사장이 컨슈머사업부문에 올 것이다. 통신에 대해 상당히 전문가”라면서 “그분을 모셔서 B2C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별도의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은 없지만, 자체 서비스의 메타버스 전환은 검토하고 있다.
제조업 강자 LG와 스마트팩토리, AI 협업
황 사장은 앞으로 역점을 둘 신사업은 스마트팩토리와 모빌리티 분야가 중심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화제가 되는 배터리 사업이란 게 LG그룹에서 키우는데 20년이 걸렸다. 어려운 기간을 거쳤기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수준으로 올 수 있었다”면서 “LG그룹이 강한 건 제조업 분야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LG화학과 부품협력업체 등에서 스마트팩토리 레퍼런스를 만들고, LG전자 전장사업 분야와 함께 커넥티드카·인포테인먼트 등을 추진 중이다. 세종시 스마트시티 사업은 LG CNS와 함께 수주하기도 했으며, 초거대 AI 개발은 LG AI연구원과 협업한다.
경쟁사(SK텔레콤·KT)에 비해 사업확대나 변화 대응이 소극적이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실용적인 입장을 견지해 눈길을 끌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려 한다”면서도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하기보다는 고객에 필요한 서비스인지, 우리 본업인 통신서비스와 연결돼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지, LG그룹 계열사 간 공유 문제 등이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같은 맥락에서 ‘웨이브’를 키우는 SK텔레콤이나 ‘시즌’을 키우는 KT와 달리,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전략은 활발한 제휴로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데 있다고도 했다.
황 사장은 “디즈니 플러스와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라든지,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든지 디즈니플러스에 대해서 일관된 건, 저희는 오픈해서 고객들에게 더욱 많은 선택권을 드리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방향이 넓게 더 많은 서비스들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