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지상직 10명 중 3명 짐 쌌다…운항 정상화 '비상'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데 인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신규 인력 채용 공고를 냈는데도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국제선 노선 운항이 정상화되면 업무가 점점 더 많아질 텐데 걱정입니다.”(A 지상조업사 관계자)

지상조업사 직원들이 비행기에서 짐을 하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국제선 노선 운항을 증편하기로 하는 등 항공산업 정상화에 신호탄을 쐈지만 항공업계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지상조업(지상직) 인력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 8개사(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제주항공(089590)·티웨이항공(091810)·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이스타항공)와 지상조업 5개사(한국공항(005430)·아시아나에어포트·스위스포트코리아·샤프에이에이션케이·JAS)의 지난해 직원 수(비정규직 포함)는 총 4만 1601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대비 11.7% 감소했다.

특히 인력 감소세가 두드러진 곳은 지상조업사들이다. 지상조업사는 청소 등 여객서비스와 화물하역, 항공기 정비업무 등을 담당한다. 지상조업사들의 지난해 직원 수는 5812명으로 2019년 대비 26.5% 감소했다. 지상조업 직원 10명 중 3명이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을 떠난 셈이다. 같은 기간 항공사의 직원 수는 3만5789명으로 8.7%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상조업사들은 항공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도 많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2년 넘게 지속한 코로나19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지상조업사들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원하는 규모의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외국항공사의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A사의 직원 수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80명이나 줄었다. A사는 지난해부터 총 29차례에 걸쳐 신규·경력직원 채용 공고를 내고 있지만 입사 인원보다 퇴사 인원이 훨씬 더 많았다.

지상조업의 인력난이 지속할 경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제선 운항 정상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주 100편씩 증편해 연말까지 코로나 이전의 50% 수준까지 복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상조업 업계 관계자는 “지상조업은 여객뿐 아니라 화물 운항에도 관여하는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화물 운항이 늘어 인력 운영이 빠듯해졌다”며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객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