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사 가맹택시에만 콜을 몰아주는 것 아닐까? 카카오T에서 택시를 호출하면 어떤 구조로 배차되는지 궁금하다.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가 4일 업계 최초로 택시 ‘AI 배차 시스템’의 상세 동작 원리를 홈페이지에서 전격 공개했다. 인공지능(AI)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영업기밀일 수 있는 데이터까지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T 호출이 ① ‘ETA(Estimated Time of Arrival, 도착 예정 시간) 스코어’ 기반과 ②‘AI 배차 시스템’을 합친 하이브리드 방식이며, 이를 구성할 주요 인자(변수)를 30여가지로 설정했다는 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왜 공개했나?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동안 언론, 국회, 정부기관 자료제출 등을 통해 택시 배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설명해왔지만, 사회적 갈등은 여전했다. 택시기사나 승객의 경험 속에서 ‘뭔가 공정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는 배차시스템 구조를 상세히 공개하라고 권고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홈페이지에 택시 배차 시스템 소개 페이지를 신설하고, 배차 진행 방식, 배차 시스템의 구성 요소, 고려 변수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것이다. 단순히 배차 순위 결정 원칙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시나리오별 배차 과정, 승객의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개발된 예측 모형을 소개한 점이 눈에 띈다.
택시 배차는 고객이 만든 호출 요청인 ‘콜 카드’ 형태로 기사들에게 전달되며, 기사가 요청을 수락하면 배차가 이뤄진다.
이를 구성하는 기본 설계는 기사가 출발지까지 도착하는데 소요되는 시간(ETA·Estimated Time of Arrival)이다. 그런데 도착 예정시간을 의미하는 ETA만으론 불충분했다. 기사가 콜을 골라잡기 하거나 콜을 잡을 수 없는 상황임에도 콜멈춤 상태로 전환하지 않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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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를 보완할 AI배차 시스템이 필요했다. 요일/시간대/출도착지 인근 택시 수요공급 현황 등 ‘호출 정보’와 일평균 수락률/목적지별 수락률/평점 등 ‘기사 정보‘, 기사의 과거 운행 기록 등 30여 가지의 변수를 배차 로직에 활용하는 AI 시스템을 함께 도입한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AI 배차 시스템은 이들 데이터셋을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호출 수락 확률이 높고 운행 품질이 보장된 기사 후보군‘을 예측해내며, 이들 가운데 ETA(도착예정시간)가 가장 짧은 기사 1명에게 콜 카드를 발송하는 방식으로 배차한다.
해당 콜 카드를 받은 기사가 배차 수락을 거절한 경우에는 예측 결과를 보수적으로 적용해 그 이후(1회 이후)부터는 AI 배차 시스템이 예측한 기사가 아닌, ETA 점수에 따라 콜 카드를 발송한다.
AI배차시스템 도입이후 배차 대기 시간 짧아져
배차 수락률, 평점 등과 같은 질적 요소를 배차 시스템의 변수로 고려하게 되면서 골라잡기, 단거리 기피 등과 같은 택시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가 줄어든 셈이다.
AI배차시스템 로직 공개 자체가 기업 기밀일수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에 하이브리드 배차에 쓰이는 AI배차시스템의 로직을 만드는데 들여가는 30여가지 인자를 공개했다.
호출이 발생한 ▲요일 ▲시간대 ▲출도착지 인근 택시 수요공급 현황과 기사의 ▲일평균 콜 수락률 ▲목적지별 콜 수락률 ▲평균 평점 ▲과거 운행 패턴 등 30여 가지 변수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기사와 승객의 매칭을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요소 공개는 모빌리티 업계 최초다. 어떤 인자(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켰는가를 알리는 것은 경쟁업체에게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CTO는 “배차 시스템이 고려하는 인자들에 대해서는 꾸준히 각계와 공유해왔고, 이보다 더 상세한 동작 원리를 공개해 승객과 기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라며 “지속적인 기술 연구로 택시 이용 편의를 높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기사님들께도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