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태영건설 대표 가족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노조 "대주주 자격있나"

뮤진트리는 어떤 회사?..대표이사가 태영건설 대표 부인
노조 “방통위도 개입해야..태영건설, 대주주 자격 있나” 비판
‘푹+옥수수’ 통합법인에도 영향미칠 듯
  • 등록 2019-04-09 오후 5:04:38

    수정 2019-04-10 오전 7:52:3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BS 자회사 SBS콘텐츠허브(옛 SBS프로덕션)가 태영건설 대표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노조 SBS본부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SBS가 지난해 실시한 SBS콘텐츠허브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BS콘텐츠 허브는 뮤진트리와 부적절한 독점 위탁 계약을 맺은 것으로 돼 있다.

‘뮤진트리 설립 직후 독점 계약을 체결한 점 등에 비쳤을 때 SBS콘텐츠허브의 독점 위탁용역을 전제로 설립된 회사로 보여지고 이는 SBS미디어그룹 계열사인 태영건설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SBS콘텐츠허브가 부당지원했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다’고 적혀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금지행위인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SBS 노조가 공개한 SBS콘텐츠허브 특별감사 결과보고서 중 일부
뮤진트리는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로, 설립당시부터 SBS콘텐츠허브의 전신인 SBS프로덕션으로부터 해외에 수출하는 SBS드라마 음악 등을 재가공하는 하청을 독점했다. 2017년 독점계약이 깨질 때까지 매년 십 수억원 대의 매출을 SBS콘텐츠허브에서 올린 것이다.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뮤진트리는 2014년 전체 매출의 85%, 2015년에 65%, 2016년에 87%의 매출을 SBS콘텐츠허브에서 올렸고, 영업이익률은 각각 42%, 47%, 17%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SBS의 영업이익률은 -2.28%, 5.32%,-0.92%였다.

언론노조 윤창현 SBS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제일 돈을 잘 벌 때 영업이익률이 20% 안팎이다. 봉이 김선달이라도 이만큼 빼 먹을 수 있을까”라고 상식을 넘어선 부당지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7년이 돼야 공개 입찰로 돌아서는데 그 이후 가격을 다운받아 입찰했다고 한다. 그 전에는 더 받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SBS 노조가 공개한 SBS콘텐츠허브 특별감사 결과보고서 중 일부
뮤진트리는 어떤 회사?..대표이사가 태영건설 대표 부인

이같은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뮤진트리는 어떤 회사일까. SBS노조와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태영건설 대표의 부인이고, 2대 주주도 친인척이며, 직원 수는 9명 정도에 그친다.

윤 본부장은 “뮤진트리는 태영건설 대표의 가족회사이고, 이모 태영건설 대표는 윤세영 명예회장-윤석민 회장과 수십년간 인연을 맺어온 지인”이라며 “이는 SBS미디어그룹의 지배주주이자 문제가 된 시기 콘텐츠 허브 이사, 이사회 의장이었던 윤 회장 등이 시청자 몫으로 콘텐츠에 재투자돼야 할 SBS 콘텐츠 판매 수익을 사실상 특수관계자인 태영건설 CEO의 사적 이익을 위해 부당하게 지원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이 엄중하다고 보고 법률 검토를 마치는 대로 공정위 신고는 물론 검찰 고발 등 모든 사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에 휩싸인 태영건설 대표와 윤씨 부자와의 관계는 지인이라는 것외에 다른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뮤진트리에 대한 법적 공방이 시작될 경우, SBS미디어그룹의 대주주인 윤세영 회장 부자의 개입 정도와 범위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언론노조 윤창현 SBS본부장(왼쪽)과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이다.
노조 “방통위도 개입해야..태영건설, 대주주 자격 있나” 비판

언론노조 윤창현 SBS본부장은 “이 사안에 대해 방통위와 협의한 바 없다”면서도 “지상파 방송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할 때 방통위가 지금까지 해온 문제의식은 노사 분규에는 개입하지 않는다였지만 그들의 권한은 국민의 권한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께 배석한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은 “SBS는 지상파로서,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지켰던 방송사였는데 2017년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동반 퇴진 이후 방송사상 최초 사장임명동의제에 합의하는 등 더 기대가 컸다”며 “하지만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기대가 배신감과 분노로 바뀌었다. 윤석민 부회장이 SBS자회사인 콘텐츠허브 이사회를 장악했고 직할 체제로 개편했다”고 비판했다.

오 위원장은 “2010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한성대 교수 시절, 지주사는 주식의 소유를 통해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곳이니 경영과 소유 분리 약속은 처음부터 뻥이었다고 하셨는데, 이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던 게 반성된다. 지상파 방송사의 사적소유는 위험하다. 태영건설과 대주주 일가는 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BS 역사(출처: SBS노조)
▲SBS 지배구조(출처: SBS노조)
◇‘푹+옥수수’ 통합법인에도 영향미칠 듯


방송 업계에서는 SBS에서 전면화되고 있는 노사 갈등이 지상파 연합 OTT인 푹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법인 통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SBS노조가 ‘푹+옥수수’ 자체에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지만 ‘푹+옥수수’의 콘텐츠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뻔 했던 SBS 드라마 부분 분사가 노사 갈등으로 물 건너갔고 여기에 이를 주도했던 SBS 사장에 대한 노조의 불신도 깊어 ‘푹+옥수수’의 정상적인 출범이 지연되거나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푹과 옥수수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기업결합신고서를 지난 8일 제출했다. 앞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지난 5일 SK브로드밴드 이사회를 열고 옥수수 사업 분리를 결정했고, 푹을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콘텐츠연합플랫폼에 9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통합법인 지분의 30%를 확보했고, 나머지 70%는 MBC와 SBS, KBS가 각각 동등하게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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