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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귀성길 예매 전쟁의 막이 오른 10일 시각장애 1급인 하현욱(37)씨는 이렇게 토로했다. 올해에도 인터넷을 통한 기차표 예매에는 실패했다.
회사에 반차를 낸 그는 서울역 현장에 나와서야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을 출발해 부산으로 가는 KTX 티켓을 사는 데 성공했다. 하씨는 시력보조기를 착용하고도 모니터에 가까이 얼굴을 대야 글자가 겨우 보일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다.
시각장애인들이 인터넷으로 명절 열차 승차권을 구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레일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설 명절 열차 승차권 가운데 70%를 ‘설 예매전용 홈페이지’에 배정했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연합회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웹 접근성 인증마크를 획득한 코레일·SR의 설 명절 예매전용 홈페이지는 웹 접근성을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설 명절 예매전용 홈페이지에 살 사람은 몰리는 데 팔 표는 모자라 빠른 속도가 예매의 성패를 가른다. 한 번 로그인하면 6번 예매 요청이 가능하고 예매 시간은 총 3분으로 제한된다.
마지막으로 연합회는 △웹 접근성 지침에 맞춘 명절 예매전용 홈페이지 구축 △시각 장애인에 한해 전화 예매 허용 등을 코레일과 SR에 건의했다.
코레일측은 이에 대해 “조속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제안을 검토한 뒤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오는 추석 명절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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