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스텝' 약속한 파월에 글로벌 증시 안도

코스피 2750선 눈앞…코스닥 910선 올라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발 훈풍에 상승
미·유럽 증시 1%대 상승…국제유가 강세 지속
원·달러 환율, 금값 하락…안전자산 선호심리 완화
  • 등록 2022-03-03 오후 5:16:50

    수정 2022-03-03 오후 8:35:12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달 0.2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란히 상승했다. 아시아와 미국, 유럽 증시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 폭을 ‘빅스텝(0.5%p)’ 대신 ‘베이비 스텝(0.25%p)’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글로벌 증시는 모처럼 안도감을 드러냈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는 상황에서도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유가 강세로 인한 변동성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56포인트(1.61%) 오른 2747.08에 거래를 마쳤다. 2729선에서 상승 출발한 지수는 정오 무렵 2748선으로 올라선 뒤 2740선에 안착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면서 16.87포인트(1.88%) 오른 912.32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수급을 주도한 건 기관과 외국인이다. 장 초반 ‘팔자’에 나섰던 기관은 2639억원어치를 쓸어 담았고, 외국인도 6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2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던 개인들은 329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1.67%, 3.20% 상승했다. 전날 미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37% 오르며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상황 관련 해외 공급망을 국내 생산으로 돌려 근본적인 공급을 확대하도록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에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8.16%, 엔비디아는 3.18% 올랐다.

미·유럽 증시 1%대 이상 상승…국제유가 110달러대

국내 증시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225(0.7%)와 대만 가권(0.37%) 등이 상승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7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6%, 나스닥 지수는 1.62% 뛰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소폭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6%,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69%,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59% 각각 올랐다.

다만 상해종합지수(-00.9%)는 약보합 마감했다. 최근 중국 증시 거래대금과 외국인 매수 규모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정세 불안과 양회(兩會)를 앞두고 정치 이벤트 관망세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는 강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시장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1% 오른11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는 전날 현물 가격이 110달러대로 급등하는 등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원유 공급 부족 우려로 연일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 사흘 만에 하락 마감…“증시 변동성 경계해야”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1206.10원) 대비 1.50원 하락한 1204.60원에 마감했다. 사흘 만에 하락 마감이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90원(0.39%) 내린 7만4080원을 기록했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2차 회담을 앞두고 미국 국방부도 주말에 예정되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 시험도 연기했다는 소식도 긴장감 완화 기대감에 긍정적이었다”면서 “이에 채권, 금, 달러 등이 약세 흐름을 보이는 등 최근 급등했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통화정책 속도 조절로 인한 부담은 완화됐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달 0.25%p 인상을 지지한다”고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할 경우에는 0.25%p보다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점에 주목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미국 고용지표(4일)와 다음 주(10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중요하다”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미국 금리인상 속도와 강도에 대한 경계심리를 깨울 수 있을지, 다시금 컨센서스 변화를 야기하면서 증시 변동성을 야기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안도할 때 예상치 못한 변화가 충격변수로 작용할 경우가 많다”면서 “코스피가 2750선 회복 시도를 넘어 돌파, 안착과정이 전개되더라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감을 갖고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는 금융시장 충격과 정책대응, 위험자산 급반등의 패턴이 나타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금융시장은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로 관심이 이전하는 2분기 중에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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