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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오는 14일 홈페이지에 새 대법관으로 천거된 인사들의 명단과 관련 정보를 공개한다. 법원 안팎에서 천거된 인사들 중 심사에 동의한 대상자에 한해 주요 경력과 재산 상황 등의 정보를 공개한 후 외부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공개가 예상되는 천거 인원은 이전 사례와 비슷한 3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법관 인선은 천거된 인사 중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심사를 통해 최종 3인을 압축해 대법원장에게 추천하고, 대법원장은 이들 중 1명을 최종 후보자로 낙점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대통령은 제청된 인사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하게 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표결을 통과하면 임명이 가능하다.
대법원장 제청권·국회 임명동의 고려 시 법관 유력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게 되지만 외부의 의견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청권을 김명수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만큼 제청 과정에선 협의를 통해 윤 대통령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또 국회 의석 과반수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새 대법관 후보자가 민주당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기도 쉽지 않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경우 비교적 색채가 덜한 법관 출신이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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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을 지낸 홍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에서 법리적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관들 사이에선 대법관 1순위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전력 탓에 그동안 대법관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윤석열정부 출범으로 법원 내 엘리트 판사들이 다시 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차장은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국회 논의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법조계 시각을 가감 없이 전달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법원 내 대표적 도산법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서울중앙지법 민사2수석부장판사와 법원행정처에서도 수차례 근무하는 등 사법행정과 법리에 해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尹대통령, 임기 중 대법원 13인·헌재 전원 교체
법관 출신 외에도 검찰 출신으로는 봉욱(19기) 전 대검 차장검사, 학계 출신으로는 김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민법 전문가인 권영준(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번 대법관 인사가 향후 윤석열정부의 대법관·헌법재판관 인사를 예측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재임 중 김명수 대법원장 후임을 비롯한 대법관 13인, 헌법재판관 9인 전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게 된다.
법조계 한 고위인사는 “진보 위주의 대법원·헌재가 인사를 통해 서서히 보수적 색채로 변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새 정부의 인선 기준 등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