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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에 선관위가 들고온 개정의견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로의 선거구제 개편 등 거의 모든 내용이 과거에 이미 이뤄진 제언들이다. 선관위 제언들이 국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작년과 똑같은 의견서가 재활용된 것이다.
30일 정개특위에 전달된 선관위의 ‘정치관계법 개정의견 보고’엔 유권자로 하여금 소품과 표시물(손팻말, 옷, 모자, 장갑, 풍선, 배지)을 활용하거나 자신의 주택 또는 승용차에 표시물 부착·게시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후보자에게도 선거비용제한액의 총액 범위에서 자유로운 방법의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정치인 팬카페와 같이 자발적으로 결성된 정치인 지지 단체와 동호인 모임의 선거운동도 허용하되, 현행과 마찬가지로 향우회·종친회·동창회 등 지연·혈연·학연에 기초한 단체는 선거운동을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후보자 등록은 선거일 전 40일부터 2일 동안 할 수 있게 하고, 등록 후엔 후보자 사퇴를 금지했다. ‘깜깜이 선거’ 방지 차원에서 여론조사 결과 공표·보도 제한 기간도 현행 선거일 전 6일에서 선거일 전 2일로 줄였다. 국회예산정책처엔 대선, 총선 후보 공약에 대한 비용추계 업무를 맡기고 추계액 공개도 의무화했다. 당선무효 가능성이 있는 당선자엔 기탁금 반환과 선거비용 보전을 유예토록 했다.
이와 함께 선거연령을 19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하고,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비율을 2대1로 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시 냈다. 작년과 다를 바 없는 선관위의 ‘앵무새’ 제언에 여야 일부 의원이 문제삼은 건 크게 두 가지였다.
자유한국당에선 시·군·구당 설치 제언에 대한 비난이 나왔다. 정양석 의원은 “선관위가 정당을 보는 시각이 갑의 자세”라며 “당내 민주화하고 회계투명성을 확보하라니, 담보 못한다면 지구당 만들지 말란 건데 이런 표현들이 모욕적이고 불쾌하다”고 따지기도 했다.
박영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지적에 공감한다”며 “2004년 지구당 폐지 때 문제를 얘기한 것이지, 현재 정당이 비민주적이란 인식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