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격화’ 바른미래, “제3지대 재창당” 요구까지

9일 ‘제3정치와 총선승리 위한 과제’ 토론회
안철수계 이수봉 “비기득권층 위한 이슈형 정당돼야”
손학규는 ‘자강론’ 고수…하태경 ‘孫, 불명예 퇴진’ 경고도
  • 등록 2019-04-09 오후 4:50:59

    수정 2019-04-09 오후 5:22:32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정치’와 총선 승리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 후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제3지대에서의 재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왔다. 한켠에선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됐다. 하지만 이대로는 21대 총선을 치르기 어렵단 위기인식만 팽배할 뿐 방향을 잃은 채 당이 표류하는 형국이다.

당의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은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정치와 총선승리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손학규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 ‘제3의 길’이란 게 정치에 얼마나 어려운건지 이번 보선에서 봤고, 당의 위기에까지 이르게 됐다”면서도 여전히 ‘자강론’을 고수했다. 손 대표는 “다당제에 대한 비관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꾸준히 다당제를 요구하고 지지한다”며 “다당제 하에서 새로운 주축을 이루자는 게 저와 바른미래당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대한민국에서 제3당의 길이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요즘 절실히 깨닫는다”고 운을 뗐지만, “우리 당이 20대 총선에서 가능성을 엿봤다고 하면, 이젠 창당정신으로 똘똘 뭉쳐서 매진한다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근인 이수봉 ‘제3의힘’ 민생정책연구원장은 발제에 나서 ‘제3지대에서의 재창당’을 당의 돌파구로 제시했다. 손 대표의 ‘자강론’에서 더 나아가 당의 정체성 변화, 외연확장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원장은 먼저 당의 위기 원인으로 “안철수 현상의 본질인 ‘불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제3지대 정치의 본질이 기존담론을 넘어선 이슈형정당으로의 전환이라는 창조적 담론을 담아 내지 못해 당의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념형 정당’에서 비기득권층 이해를 대변하는 ‘이슈형 정당’으로의 당 정체성 전환 △비기득권층인 영세상인과 중소중견기업, 청년 등의 규합 △‘비기득권층을 대변하는 정치 사회구조로의 전환’이라는 가치에 동의하는 이슈형 정당 창당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여기에 뜻을 같이하는 정당들이 합당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3선 이상은 정치신인들을 위해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험지출마를 각오하는 등의 혁신안을 마련하는 신당돌풍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옛 바른정당파에선 손 대표 체제부터 종식,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의 사퇴를 거듭 요구하며 거부시 ‘불명예 퇴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 최고위원은 “대표 재가 없이도 전당대회가 가능하다”고 전대 소집을 통한 손 대표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당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안철수 전 대표 밖에 없다”며 “안 전 대표가 상반기 내 반드시 돌아온다고 본다”고 ‘안철수 역할론’도 다시 꺼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3당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전제는 한국당의 5.18 망언자 징계, 바른미래당의 지도부 교체”라고 했다. 하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 등 해 바른정당 출신 지도부는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며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한동안 뾰족한 결론 없이 분란만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의원들의 중지를 모을 의원총회도 아직은 계획이 없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해외출장 등으로 엇갈려서 의총 날짜를 잡기가 어려워, 다음주엔 열어야 할 듯하다”며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 하태경 최고위원 등과 더 만나보고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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