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린 박정호 부회장, IPO·글로벌 기업과 협력 가속..중간지주사도 고민

박정호 SKT 대표, 하이닉스 부회장 겸임
도시바 지분인수, 인텔 낸드 인수이후 빅플랜 주도하게 돼
ICT위원장 겸임..자회사 IPO 가속화, 글로벌 협력도 재가동
AI를 ICT 패밀리사에 전파..중간지주사는 궁극적 목표
  • 등록 2020-12-03 오후 5:15:16

    수정 2020-12-04 오전 7:48: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텔레콤과 하이닉스간 융합 시너지가 더 단단해질 전망이다. 박 사장은 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으로 있지만, 이번 인사에 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되면서 도시바 메모리 지분 인수(2018년)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2020년)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하이닉스의 빅플랜을 성공 방정식으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를 도맡게 됐다.

SK 고위 관계자는 “당장 내년에 하이닉스가 점프해야 하는데 이사회 의장이실 때는 1주일에 한 번 밖에 못 가셨지만 앞으로는 더 깊숙이 하이닉스에 관여하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텔레콤과 하이닉스간 협력은 얼마 전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 ‘SAPEON(사피온)’에서도 이뤄졌다. 해당 반도체의 설계는 텔레콤 CTO 조직인 ‘T3K(김윤 T3K장·CTO)’에서 했지만 메모리 생산은 하이닉스가 맡았다. SK는 연말부터 사피온 X220의 대량생산을 시작하고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과 계열사를 중심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SKT가 설계를 맡고 SK하이닉스가 메모리쪽을 지원해 국내 첫 상용화에 성공한 AI 반도체 ‘사피온 X220’


그룹 ICT위원장도 겸임..자회사 IPO 가속화

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SKT ICT 패밀리들의 공격적인 IPO 추진과 글로벌 협력 가속화도 예상된다. 박정호 부회장은 내년부터 그룹 ICT 위원장도 맡아 보안(ADT캡스+SK인포섹 합병회사)·커머스(아마존 지분 투자하는 11번가)·미디어(티브로드 인수한 SK브로드밴드) 등 자회사의 IPO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텔레콤내 신규 사업을 맡는 하형일 Corp2 센터장 아래에 IPO추진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SK텔레콤 한 임원은 “앞으로 통신사업은 유영상 MNO 사업대표(사장)가 전부 책임지고 박정호 부회장은 탈통신, 글로벌, 신규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우버와 모빌리티분야에서의 제휴 등도 있었지만 그것은 씨앗을 오래전 뿌려 최근에 거둬들인 것이고, 이제 다시 새로 씨앗을 뿌린다고 보면된다”고 했다.

AI를 ICT 패밀리사에 전파..중간지주사는 궁극적 목표

SK텔레콤이 이번에 AI서비스단을 ‘AI&CO(Company)’로 이름을 바꿔 고객의 편리한 생활을 돕는 ‘AI Agent(에이전트)’ 서비스를 개발하고 ICT 패밀리 회사들에 폭넓게 전파하기로 한 것도, ICT 패밀리사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성공적인 IPO를 이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부회장은“텔레콤 핵심 사업과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이 강조해온 ICT 중간 지주회사는 어떻게 추진될까. 속도감 있는 경영과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재무적·사업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당장 내년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게 그룹 설명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당장 내년의 화두는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ICT 패밀리사 각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부회장 승진과 중간 지주사 설립간 연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ICT 계열 중간 지주사 설립이 최종 목표이지만 내년의 과제는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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