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아케고스 손실…UBS·노무라 등 1분기 실적 발표

UBS, 아케고스 사태로 8600억원 손실…1분기 다 털어
최대 프라임 브로커 모건스탠리는 1조 129억원 선방
제때 대응 못한 노무라, 1분기에만 2조 5600억원 손실
  • 등록 2021-04-27 오후 5:39:03

    수정 2021-04-27 오후 5:39:03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케고스 캐피털 마진콜 사태에 연루됐던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올해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관련 손실 규모도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모건스탠리, UBS, 노무라증권 등 모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UBS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한 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6억달러를 웃도는 규모지만, UBS는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에 따른 손실로 수익이 7억 7400만달러(약 8605억원)감소했다고 설명했다. UBS는 올해 1분기에 아케고스 관련 자산을 모두 청산했으며 2분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랄프 해머스 UBS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우리는 아케고스 사태로 많은 교훈을 얻었으며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가 관여하고 있는 다양한 프라임 브로커 및 패밀리 오피스와의 관계뿐 아니라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매우 상세한 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1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19달러로 합병 관련 비용을 제외한 조정 EPS는 2.22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1.70~1.72달러를 웃도는 금액이다. 1분기 매출 역시 157억 달러로 예상치인 141억달러를 상회했다.

아케고스 사태에 따른 손실액은 9억 1100만달러(약 1조 129억원)로 확인됐다. 모건스탠리가 아케고스의 최대 프라임 브로커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빨리 블록딜(대량매매)을 통해 관련 자산을 처분해 손실액 규모가 크레디트스위스나 노무라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노무라는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는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아케고스 사태로 23억달러(약 2조 5600억원)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는 노무라 측이 앞서 추정한 잠정 손실 20억달러보다 많은 금액이다.

노무라는 또 5억 7000만달러(약 6341억원)의 추가 손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노무라의 아케고스 관련 손실이 총 2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1분기 총 순손실액은 1554억엔으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는 크레디트스위스와 더불어 리스크 대응이 늦어지며 손실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1분기 순손실 규모가 2억5200만스위스프랑(약 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아케고스 사태에 따른 44억스위스프랑(약 5조 3000억원) 손실이 반영된 결과로, 다른 은행들보다 대응이 늦어 손실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1분기에 아케고스 관련 자산 97%를 청산했으며 2분기에 6억 5500만달러(약 7300억원)의 추가 손실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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