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서 판매거장으로"…고객 결혼기념일 챙기는 현대차 '영업맨'

안광혁 현대차 목포하당지점 영업부장
입사 33년만 5000대 달성…코로나에도 매달 10대 판매
"현장서 개소세 인하 덕 숨통…혜택 완화는 아쉬워"
  • 등록 2020-06-16 오후 5:49:40

    수정 2020-06-16 오후 5:49:40

안광혁 현대차 목포하당지점 영업부장. (사진=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평균 연봉 약 1억5000만원’. 지난 11일 누계 판매 5000대를 달성한 현대자동차 안광혁(58) 목포하당지점 영업부장이 받는 연봉이다. 현대차(005380) 직영점 영업사원은 기본급을 비롯해 자동차 판매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는다. 현대차에서 10명에게만 부여된 ‘판매거장’의 타이틀을 당당하게 거머쥔 안 영업부장은 가장 많을 때는 2억원의 연봉을 받기도 했다.

앞서 안 영엽부장은 2012년 11월 누계 판매 4000대를 돌파하며 ‘판매명인’에 오른 바 있다. 판매명인에서 판매거장이 되기까지 7년 6개월간 매년 125대의 자동차를 판매해온 셈이다. 입사 33년만에 판매거장에 등극한 안 영업부장은 1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끊이지 않는 부지런함이 판매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농부에서 영업사원으로…‘인맥관리’로 지역통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안 영업부장은 고1 때 아버지를 여의고 10년간 농사일을 했다. 직장에 취업해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겠다고 다짐해 1987년 현대차 영업사원이 되고서도 10여년간 농사일을 했을 정도로 천상 ‘농부’였다. 자신이 처음 경험한 영역의 일인 탓에 2년간 차 한 대를 팔지 못했다. 2년이 막 지나서야 처음 판매 한 차량이 영업용 포터였다.

2년간 실패의 경험은 되려 안 영업부장의 인생을 바꿨다. 사람을 일일이 찾아가는 뚜벅이에서 ‘인맥관리’로 방법을 전환한 것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한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에 적극 참여한 그는 현재까지 몸 담고 있는 모임만 20여개에 달한다. 싸이클 모임부터 부부동반 모임까지 참여에만 그치지 않고 모임 운영까지 담당하는 등 사실상 ‘지역통’으로 불린다.

안 영업부장은 자연스레 지역민들 차량 판매에 중심이 됐다. 실제 5000번째 차량 판매의 주인공이 된 A씨는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안 영업부장을 통해 약 100여대에 차량을 구입했다. 안 영업부장은 “꾸준히 지역주민들과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차량 상담뿐만이 아니고 단순히 얼굴을 보러 오겠다는 지인들도 있을 정도”라며 “방문한 김에 차량 시승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안광혁 영업부장. (사진=현대차 제공)
“‘비대면’이 오히려 기회…개소세 헤택 완화는 아쉬워”

올해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보다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줄어 영업 현장에서는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안 영엽부장에게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다양한 고객의 연락처를 확보한 그에게 비대면 상담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안 영업부장의 또 다른 비결은 상담 시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연락이다. 남들보고 한 시간 먼저 회사에 출근하는 그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안부 문자를 보내는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철칙이 있다. 의미없는 문자를 보내지 않는 것이다.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얻은 결혼기념일, 생일 등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문자를 보낸다. 그 결과 안 영엽부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매달 10대의 차량을 판매해 1~5월 총 5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코로나19에도 판매거장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완화 결정은 두고두고 아쉽다고 한다. 코로나 위기에서도 영업사원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개소세가 70% 인하되면서 할인폭이 최대 143만원에 달해 대중적인 차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소세 할인 한도가 없어지고 할인폭이 30%로 축소되면서 현대차에서 기존 이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제네시스 G80, GV80, G90뿐이다.

안 영업부장은 “상대적으로 중저가 차종이 많은 현대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수입차는 애초 개소세에 대한 부담이 적다”며 “코로나 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대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개소세 인하혜택이 그대로 연장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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