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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26분 모습 드러내...혐의 전면 부인
김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26분경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 소환 예정시간 9시 30분보다 5분 정도 앞선 시간이다. ‘여권의 핵심 실세’인 김 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소환 조사를 받는 건 특검 수사 개시 후 41일 만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에 댓글조작을 사실상 승인했다는 혐의(업무방해)와 올해 6ㆍ13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조사에 임하기 적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 참관 및 드루킹에 대한 지방선거 도움 요청 등의 혐의를 모두 일축했다. 김 지사는 외려 “특검도 정치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은 이날 허 특검 등과 김 지사의 별도 차담이나 면담 없이 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특검 사무실이 있는 건물 9층에 있는 영상녹화 조사실에서 오영중 변호사 등의 입회하에 진행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정오를 조금 지나 건물 안에서 외부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1시반부터 다시 오후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조사에는 대체로 협조적이지만 핵심 의혹에는 적극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정례 브리핑도 열지 않은 채 김 지사 조사에 집중했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 일당의 본거지인 경기도 파주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회을 보고 이후 일당의 인터넷 기사 댓글조작을 지시·동의·묵인·승인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또한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김씨에게 댓글조작 등 도움을 요청하고 일본 고위 외교관 자리(총영사직)를 제안한 의혹에 대해서도 집중 캐물었다. 특검은 이런 혐의를 드루킹 일당 및 드루킹 김씨가 주도한 ‘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들의 진술과 드루킹 김씨가 제출한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에서 발견한 물증 등을 통해 규명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관련 혐의를 계속 부인할 경우 증거인멸 등의 우려를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방안도 신중히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 특검 사무실은 김 지사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운집해 극심한 혼잡을 보였다. 김 지사 지지자들인 ‘김경수를 지키는 사람들’은 “특검을 특검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애국당 등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김경수를 구속하라”고 맞섰다. 경찰은 이날 특검사무실 주변에 경찰관 500명을 배치해 불상사에 대비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