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경찰 조직을 이끌어 온 제 21대 경찰청장인 민갑룡 청장이 제복을 벗는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굵직한 현안을 해결했고,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과거사에 대한 사과도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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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청장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조직을 뒤로하고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2년은 제 경찰인생의 클라이막스였다”며 입을 열었다.
민 청장은 “코로나19 위기에 맞선 방역현장의 한복판에서 그 누구보다 헌신하고 봉사하는 경찰관들이 있었지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의 무게감에 비해 상응한 처우와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자치경찰제를 비롯한 굵직한 개혁과제도 미완으로 남기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정든 제복을 벗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경찰이 곧 시민이고 기민이 곧 경찰’이리기 때문에 다시 시민경찰로서 우리 사회의 정의로움과 공동체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 데에 미력이나마 보태겠다”며 “평생 경찰에서 얻은 보람을 간직하며 여러분이 열어갈 눈부신 내일에 시민의 마음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경찰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었던 사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사과하면서 ‘애플(사과) 청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수사권을 가진 주체가 되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6·10 민주항쟁 기념일에는 경찰청장 최초로 기념행사에 참석해 유가족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고,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을 비롯해 평택 쌍용차 파업과 밀양 송전탑 사건 등과 관련된 경찰의 과오에 대해서도 머리를 숙였다.
한편 김창룡 신임 경찰청장의 취임식은 오는 24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