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12일(현지시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세부계획 발표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과 함께 일자리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미 행정부의 경기부양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국내 코스피는 전일 미국 증시가 인프라 관련주(株)들의 강세로 상승 마감한 데 힘입어 장중 2400선을 터치하며 안정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트럼프발 인프라 수혜주들은 지지부진 모습을 보였다.
인프라 세부계획 발표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시장은 구리, 철강 등 원자재다. 최근 변동성 리스크에 3% 이상 빠졌던 런던선물거래소(LME)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1.13% 오른 6831달러로 상승했다. 이날 국내 코덱스 구리선물(합성) 상장지수펀드(ETF)는 전일 대비 1.17% 오른 64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진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에 빠지지 않고 사용되는 금속이 구리”라며 “인프라 투자 확대는 구리 수요의 증대를 의미하고 이번 세부계획 발표는 향후 구리 가격 상승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이달 말 예정된 칠레 광산 파업과 오는 3월 개최되는 중국 전인대의 환경 규제 발표가 추가적인 공급 제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리 가격 상승의 직접적 수혜주는
풍산(103140),
LS(006260) 등이 꼽힌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풍산의 신동부문 매출액은 3600억원으로 구리가격 강세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뤘다”며 “점진적인 구리 가격 상승은 ‘메탈 게인(Metal Gain·원재료보다 제품 판매가가 높아 발생하는 이익)’을 통한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인프라 공사 현장에 필요한 굴삭기도 인프라 수혜주로 분류된다. 세부계획 발표 당일 미국 캐터필라와 디어 등 굴삭기 업체들은 2% 이상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미국 현지 법인 두산밥캣을 통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미국 건설시장 호조, 인프라투자 확대, 법인세 인하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1년후 예상 주가수익비율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인프라 투자의 키워드는 교통, 에너지, 스마트시티(TES·Transportation Energy Smart City)로 압축된다는 분석이다. 미국 도로 중 32% 이상이 낙후됐고, 전국 60여만개 교각 중 11%는 구조적 결함이 있다. 가스 수송 파이프라인의 비효율성으로 인한 수송 관련 투자가 필요하며, 전력망 업그레이드를 위해 스마트 그리드 구축 로드맵 ‘Grid 2030’ 제시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송유관 수요가 증가할 경우 국내 강관업체들의 미국향 수출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미국향 송유관·유정용강관 등 에너지용 강관 수출업체인
세아제강(003030),
휴스틸(005010),
현대제철(004020)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간접투자법으로는 국내 코덱스 미국 S&P산업재(합성) ETF와 아리랑 S&P글로벌인프라(합성)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북미지역 원유 파이프라인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ortoise North American Pipeline Fund(TPYP)와 미국 산업재에 투자하는 iShares U.S. Industrials ETF (IYJ US) 등이 있다.